투자사 자문역 된 '경제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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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재임시 경제대통령으로 불렸던 앨런 그린스펀(81.사진)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현직에서 물러난 지 일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의 말 한마디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특히 올 2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발언은 세계 증시의 연쇄 대폭락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그런 그린스펀이 앞으로 알리안츠 산하의 투자회사 핌코(PIMCO)의 경영 컨설턴트로 일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6일 그린스펀이 지난주 핌코와 자문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핌코는 운용자산이 6800억 달러 수준으로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하는 회사다.

이 회사 최고투자책임자(CIO) 빌 그로스는 '채권의 제왕'으로 불리는 인물로 그린스펀과 한 팀을 이루게 돼 두 거물의 향후 움직임에 세계 금융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저널은 "그로스가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이 있지만 그린스펀에 비할 바 아니다"며 그린스펀의 조언이 핌코 뿐 아니라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린스펀은 분기에 한 번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해 금리와 FRB정책 등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일주일에 두 번 전화와 e-메일로 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조언할 예정이다. 그린스펀은 지난주 핌코 경영진을 만난 자리에서 "금리가 좀 더 높아질 것"이란 첫 번째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스펀의 보수와 계약기간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밝히지 않았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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