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학 100년 사 한눈에|작품 및 관련자료7천 점 코너별 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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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국 근·현대문학 1백년의 실체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삼생출판사 부설 삼생출판 박물관은 10일부터 오는 11월30일까지「한국신문학특별기획전」을 서울당산동에 있는 박물관2층 특별전시실에서 갖는다.
이 기획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인『혈의 누』의 작가 이인직으로부터 오늘의 문인에 이르기까지 문학에 관련된 자료 7천여 점을 모았다. 품목별로는▲시집 1전8백 권 ▲소설1천5백 권 ▲산문7백 권 ▲전집 4백50권 ▲문인이 남긴 원고·서화·자기 등 예술작품 2백50점▲이범선 도서 및 유품 2천7백여 점이다.
기존의 문학·출판전시회와는 달리 문인들의 작품과 함께 그와 관련된 서화·도자기·흉상·유품·편지 등을 코너별로 종합적으로 전시해 근·현대문학 1백년의 작품 및 그 작품을 가능케 한 생활, 혹은 물질적 실체를 조망하게 한 것이 이 기획전의 특징이다.
1894년 갑오경장이후 각급학교의 교가·찬송가 등에서 일기 시작한 신문학이 구체적 형태로 나타난 것은 1906년 이인직의 신소설『혈의 누』. 다시 1918년 이광수의『무정』으로 확고한 근대문학의 기틀을 쌓은 우리문학은30년대 이상 등의 출현으로 현대문학의 길로 접어든다.
그러나 구한말일일제일6·25로 이어지는 우리 근·현대사의 수난과 함께 문인은 물론작품·유품 등 문학의 실체도 수난을 받아 유실되고 동강났다. 이번 기획전에는 초창기의 희귀 자료 및 납·월북 작가들의 자료도 많이 공개돼 실체적 자료를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국문학계에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기획전에 선보인 회귀자료로는 1908년 최남선이 신문 관에서 발행한 한국최초의 종합지『소년』창간호,6·25때 남북 된 김동환이 최정희와 밀애를 나누며 만들어냈던 종합지『삼간리』창간호(1929년)등 초창기잡지 창간호 20여 점이 있다.
시집으로는 1919년 우리나라최초의 자유시「불놀이」를 발표했던 주요한의 첫 시집『아름다운 새벽』(1924년), 김영낭의 첫 시집『영낭시집』(1935년)등과 소설집으로는 이인직의 한국최초 신 연극소설『금 세계』(1908년), 최창선의 신소설『삼셜긔』(1913년)등이 눈에 띈다.
이밖에 소월의 스승이었던 김억의 육필시 원고, 이상이 즐겨 불고 30년대 제비다방을 드나들던 파이프,『임꺽정』의 월북작가 홍명희가「책 좀 구해달라」며 한룡운에게 보낸 편지 등 희귀한 유품들도 전시돼 우리문학사의 체취를 짙게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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