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악몽』 사이먼 윈체스터 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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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소설『태평양의 악몽』은 중국에 내란 발생→북한의 남침→일본군의 중국진주→동경에 대한 미국 핵공격→일본 항복으로 이어지는 20세기말 서태평양지역의 가상 전쟁 시나리오다.
97년 홍콩에 대한 영국통치가 끝나 홍콩이 중국정부에 공식적으로 반환되는데서부터 분쟁은 시작된다.
중국정부는 영국측과 맺은 반환협정을 무시하고 홍콩을 강압적으로 흡수하려 하자 홍콩주민은 이에 반발, 저항한다.
또한 「제2의홍콩」화되어 있는 광동성을 비롯한 중국 남부지역도 보수체제를 강화하려는 북경 정부의 결정에 불복하여 소요를 일으킨다.
결국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려는 북부의 보수세력과 체제개혁을 추구하는 남부의 공화세력간의 무력충돌을 불러와 중국전역은 내란에 휩싸이게된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게 되자 통치기반이 불안정한 김정일은 대내외적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모험적 남침을 감행한다. 개전 하룻만에 한미연합군의 반격으로 대패한 김정일 정권은 3일만에 내부 쿠데타로 무너지고 한반도 통일의 길이 열린다.
일본은 자국민과 산업시설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자위대를 중국 본토에 일방적으로 투입하고 즉각 철수를 요구하는 미국의 최후통첩을 거부한다.
미국의 B-2 스텔스기 한대가 TNT 5만t급의 원자폭탄1개를 동경만에 투하하자 일본은 또다시 미국에 굴복한다.
이 소설의 재미는 옥스퍼드대 출신으로 각지에서 특파원으로 활약했던 저자 사이먼 윈체스터의 경험을 토대로 한 생생한 현장 묘사에서 우러나오지만 일본 자위대의 팽창과 해외파병, 등소평 이후 중국의 불확실한 진로등을 놓고 볼때 전혀 가상일수만은 없다는 데도 찾아진다.
번역은 국방대학원의 남주홍교수가 맡았다. 동아출판사간·4천5백원. <조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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