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또 다른 기둥 - 외국인투자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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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국내 기업 전체 매출액에서 외국인투자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자리도 전체의 6.1%인 37만5000개를 창출했다. 외투기업은 토종기업보다 설비투자도 더 많이 해 성장 잠재력도 앞선 것으로 분석됐다. 외투기업을 빼고는 한국 경제를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가 온 셈이다.

그러나 외투기업 유치를 위한 정부 정책이나 투자 유인책은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줄기차게 강조해 온 '원스톱' 서비스는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반면 외투기업은 국내시장을 크기나 성숙도에서 매력적인 곳으로 평가했다. 한국의 노사관계는 낮게 평가했으나 근로자의 기술 수준에는 만족했다.

산업자원부는 9일 KOTRA 및 무역투자연구원과 공동으로 외투기업 1139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6년 외투기업 경영실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외국인 지분율이 10% 이상이고 100만 달러 이상 투자된 외투기업은 2414개로 집계됐다. 외투기업 경영실태에 관한 전면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장기투자 주력한 외투기업=외투기업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조업 14.8%, 서비스업 9.8%로 상대적으로 제조업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외투기업의 수출입 비중은 16%대여서 고용 비중(6%)보다 높았다. 이는 외투기업이 설비투자를 더 많이 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설비.공장 등 유형자산 증가율에서 외투기업(6.8%)이 토종기업(4.6%)보다 훨씬 앞섰다.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외투기업이 토종기업보다 적극적이었다. 이 때문에 수익성에선 외투기업이 토종기업에 밀렸으나 노동생산성은 토종기업보다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도 외투기업이 토종기업보다 많이 해 주주를 더 신경 쓰는 걸로 분석됐다.

산자부 윤영선 외국인투자기획관은 "최근 외투기업은 자본집약적 분야에 집중하고 있어 앞으로 외투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유치 정책 낙제 수준=정부 정책의 일관성에 대해 100점 만점에 35.4점, 정부 규제 및 절차의 합리성에 36.9점을 매겼다.

특히 정부 규제에 관해선 55.8%가 불만족이라고 답했다. 조세제도도 11.6%만 만족한다고 답했다. 외국기업에 주는 인센티브는 서울.경기보다 지방이 더 매력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광주.전남의 만족도가 51.6%로 가장 높았고 서울.경기는 44.1%에 불과했다.

외투기업이 한국에 온 가장 큰 이유는 매력적인 국내시장 때문으로 분석됐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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