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자금 유입”말썽… 경륜 앞길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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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석연찮은」 일본 자금이 국내에 불법 유입돼 경륜 출범 준비자금으로 쓰인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내년 봄 출범을 앞둔 경륜추진사업이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성안중인 경륜사업시행령은 크게 3개 분야로 나뉘어 시설관리 및 운영은 공단 측이, 레이스진행 등 경기분야는 사이클단체가 각각 맡아 추진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 가운데 경기분야는 선수선발·육성, 심판요원 양성 등 경륜시행에 따른 핵심업무를 맡게 되며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경륜학교 설립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사이클단체의 공신력이 크게 실추됨으로써 사업권자인 공단으로서는 섣불리 이 업무를 떠맡길 수 없는 입장이 돼버리고 만 것.
당초 경륜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사이클위원회는 경륜 출범에 소요되는 예산을 줄잡아 2백억원(시설비 포함)으로 산정 했으며 이처럼 막대한 재원을 단독으로 떠맡기 힘들다고 판단해 공단 측엔 시설을, 나머지 자금은 국내보다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일정기간 수익금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은밀히 추진해 왔다. 지난 88년 일본 브로커인 아키요시 기요시(68)를 끌어들인 것도 이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마디로 경륜사업 자체를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 과욕을 부린 무리수인 셈.
한국프로복싱을 총괄하는 한국권투위원회(KBC)가 신임회장을 선출해놓고 두 달여 지나도록 취임식을 갖지 못해 사고단체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있다.
그러나 취임하지 못하고 있는 구천서(민자당 전국구의원 당선자)회장 당선자는 예상 밖의 의욕적인 모습(?)으로 국내에서 개최되는 세계 타이틀전에 참석, 링에 올라가 회장당선자로 소개되어 일부 관계자로부터 『무슨 자격으로 링에 올라가느냐』는 항의를 받는가하면 지난 7일 WBC 라이트플라이급에 도전한 김광선(화랑 프로모션)에게는 타이틀전 직전 즉석에서 격려금을 주는 등 화젯거리를 양산하고 있다.
구 당선자가 회장 취임을 못하고 있는 것은 감독관청인 체육청소년부의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 구 당선자는 지난 4월 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됐으나 전임 최승철 감사가 『회장을 선출했던 대의원들의 대부분이 자격에 하자가 있다』고 관계기관에 진정서를 내는 등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정식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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