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서 실용 위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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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올해 미스코리아까지 배출한 스튜어디스는 직업특성상 유행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의상도 당시의 패션을 따라왔다.
69년 민간항공 발족 당시스튜어디스복장의 특징은 빨간색 초미니스커트.
무릎 위 10cm까지 올라갔던 이 초미니스커트는 당시 명동을 누비던 멋쟁이 여성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복장.
여기에 일명 「빵모자」라고 불렸던 빨간색 베레모와 하얀 장갑이 곁들여져 스튜어디스를 지망하는 여대생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70년 팡탈롱의 이미지를 가미한 갈색 원피스로 변하게 된다.
원피스였기 때문에 각선미에 자신 있는 스튜어디스로부터 상당히 애호됐던 승무원 의상이었다고 한다.
갈아입는 시간이 매우 짧은 것이 특징.
71년에는 차이나칼러 블라우스와 테일러칼러 재킷과 A라인 스커트가 등장하고 스커트길이가 길어져 스튜어디스의 늘씬한 다리를 바라보던 승객들을 아쉽게 했다. 하늘색 투피스로 대표되는 74년 의상은 무릎까지 내려오는 스커트에 주름까지 잡아「담요 유니폼」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는 바람에 76년 흰 블라우스에 감색 스리피스로 바뀐다.
78년에는 블라우스를 불결무늬로 바꿔 유니폼 스타일에 혁신을 꾀했으나 재질이 미끄러워 블라우스가 스커트 밖으로 자꾸 빠져 나와 스튜어디스들은 『화장실에서 블라우스를 다시 집어넣느라고 곤욕을 단단히 치렀다』고 했다.
80년에는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일하기 편하게 실용적으로 고안한 것이 특징.
『학생교복 같다』『단조롭다』는 비판이 세차게 일었으나 6년 동안이나 「장수」하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디자이너에게 의뢰해 만든 86년의 의상은 한국고유문양인 단청무늬가 새져진 벨트, 세로 줄무늬의 붉은 색과 감색 두 종류의 원피스, 새빨간 연미복 스타일의 재킷이 어우러져 강렬한 이미지를 풍겼다.
이 유니폼은 5년간 존속되다가 지난해 3명의 유명 디자이너를 선정, 9가지 유형을 만든 다음 스튜어디스들의 공청회를 거친 새 유니폼으로 대체됐다.
제2민항 아시아나항공 스튜어디스의 유니폼은 아리랑무늬 머플러라는 한국적인 고전미에 현대적인 세련미를 가해 호평을 받고 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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