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금리, 오를 일만 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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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소리없이 오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도 덩달아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CD금리 상승분이 뒤늦게 주택대출 금리에 반영되면서 주요 은행들의 대출 금리는 최근 한달간 0.06%포인트나 올랐다. 특히 7월에는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 인상으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금리 더 오를 가능성 높다=8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이번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71~7.31%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초 연 4.97~6.37%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저금리는 1년새 0.74%포인트, 최고금리는 0.94%포인트 오른 셈이다.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는 지난달 16일 연 5.65%, 23일 5.66%, 30일 5.68%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이번주 주택대출금리는 연 5.90~7.40%, 신한은행은 연 6.00~7.10%로 역시 최근 한달간 최저금리가 0.06%포인트씩 올랐다.

각 시중은행들이 CD금리를 주택대출금리에 반영하는 데까지는 시차가 있어 금리상승폭은 은행별로 다소 차이가 난다.

국민은행은 매주 목요일 CD금리를 토대로 다음주 월요일에 금리를 조정하며, 다른 은행들은 직전 3일간 평균 CD금리를 기준으로 매일 금리를 바꾼다. 이로 인해 지난달 17일 0.01%포인트, 4월23일 0.02%포인트, 4월27일 0.03%포인트씩 오른 CD금리는 지난주와 이번주에 순차적으로 대출금리에 반영됐다.

CD금리는 지난달 27일 4년만의 최고치인 5.00%를 기록한 이후 5거래일 연속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단기 외화차입을 규제하고 있는데다, 최근 시중 유동성이 다시 늘어나고 있어 추가 긴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CD금리가 단기간 주춤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출연요율 인상도 부담=정부는 금융회사들이 주택자금 대출 때 주택신용보증기금에 내는 출연요율을 최고 0.165%에서 0.3%로 인상하는 '주택금융공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7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에따라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 대출 신규 취급시 가산금리를 0.1~0.3%포인트 정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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