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서관상」수상 성화대 이동춘 부도서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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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역사적 기록을 샅샅이 발굴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서들의 가장 중요한 의무 중 하나가 아니겠습니까.』
정신대 동원을 일왕이 직접 명령했다는 칙서를 찾아낸 공로로 지난 5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한국도서관협회가 시상하는 제24회 한국도서관상 공적상을 수상한 천안 성화대 이동춘 부도서관장(55)은 『일본의 대한역사왜곡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학자들과 함께 사서들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고향인 전북 옥구에서 어린 시절 처녀들이 정신대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 성인이 된 뒤 관련문서 찾기에 관심을 가져왔으나 본격적으로 문서탐색에 나선 것은 91년 초 성화부도서관장으로 있으면서부터다.
『1년여간 때로는 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정신대 관련자료를 뒤졌습니다. 아마 3천∼4천권은 살펴보았을 겁니다. 일왕이 정신대동원을 명령했다는 단서를 찾은 것은 지난 1월15일, 출근하자마자 뒤적인 조선총독부 기관지 「조선」1944년9월호의 맨 마지막장에서였습니다. 그때 기쁨과 분노로 온 몸이 떨리더군요.』
이씨는 칙령이 발표됐다는 사실만을 확인하고 전문을 찾기 위해 2월1일 일본으로 출국, 3일 일본 국회도서관에서 칙령원본을 찾아내 마이크로필름으로 복사해 귀국했다.
『현재 일부학자들이 근로정신대와 종군위안부는 달랐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사료상 근거가 없는 것으로 잘못된 것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수집한 수십점의 정신대 관련자료 중 어떤 것도 근로정신대와 종군위안부를 구별하고 있지 않을 뿐더러 국내학자들 중에도 이런 자료를 가진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이씨는 『역사는 합당한 사료를 제시함으로써 올바로 파악되는 것이지 막연한 소문이나 표현이 불분명한 자료를 근거로 파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창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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