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파견 북한설계사 귀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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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형 2명 1·4후퇴때 월남… 처우나빠 불만”/연총리 체코 유학동기
독일건설회사에 파견근무중이던 북한 국가건설위원회소속 건축설계사 김영성씨(58·함북 청진시)가 지난주 유럽주재 한국공관으로 귀순,7일 오후 5시30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안기부는 이날 『김씨가 엘리트임에도 불구하고 형 2명이 1·4후퇴때 월남한 점,처가가 기독교집안이라는 이유로 성분 불량자로 분류돼 주요보직에서 배제되는 등 부당한 처우를 받아 불만을 갖고 있던중 파견 만료일(6월30일)을 앞두고 귀순했다』고 발표했다.
안기부 발표에 따르면 김씨는 50년대초 연형묵 현 북한정무원총리·김일성주석의 이종동생인 강성산함북도당책임비서 등 전·현직 북한고위인사들과 함께 체코 프라하공대에 유학했으며 86년 평양시내 「광복거리」 건설공사때 능력을 인정받은후 체코 유학동기생들의 신원보증으로 89년 6월 노동당에 입당,그해 9월 구동독의 라이네 펠데 건설회사에 파견됐다. 안기부는 월남한 김씨의 셋째·넷째형이 각각 서울대공대를 졸업한 후 현재 서울·LA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안기부는 그러나 『김씨가 귀순한 후 북한당국의 집요한 추적을 받아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는데다 노동당 입당때 보증을 서준 북한고위간부들이 당할 불이익을 우려,기자회견을 사양하고 있다』며 『김씨가 심리적 안정을 회복하는대로 기자회견을 주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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