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수영 새스타 「샌더스」돌풍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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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올림픽 수영 대표 선발전에서 또 하나의 히로인이 탄생, 주목을 끌고있다.
주인공은 지난달 선발전에서 3개 종목 우승을 포함, 5개 종목의 출전권을 따내 서울올림픽 3관왕 자넷 에반스의 영광을 재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로즈빌 출신의 서머 샌더스(19).
자넷 에반스 이후 스타부재인 미국 여자수영 계에 샛별로 떠오른 샌더스는 온갖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꾸준한 노력으로 오늘의 영광을 일궈낸 선수여서 더욱 빛이 나고 있다.
그녀가 생후 1개월반이 됐을 때부터 수영을 시작하게 된 것은 아버지 보브샌더스가 로즈빌에 있는 집에 수영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아이들이 장난치다 물에 빠져 익사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당시 한살반이었던 샌더스에게 몸에 스티로폴로 만든 보조기구를 차고 수영을 배우게 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울면서 몸부림을 치는 등 거부반응을 보였으나 몇 달이 지나자 보조기구를 떼고 혼자 수영할 수 있을 만큼 빠른 발전을 보였다.
부모인 보브 샌더스와 바버라 샌더스가 이혼했을 때 샌더스는 8세, 오빠인 트레버는 10세였다.
그때부터 아이들은 번갈아 가며 6개월은 아버지 집에서, 다음 6개월은 로즈빌에서 1.5마일 떨어진 어머니 집에서 생활해야 했으며 이것은 이들 가족에게 견디기 어려운 생활이었다.
특히 아이들은 6개월마다 변화하는 생활환경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으며 부모는 부모대로 혼자 애들을 키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치과의사였던 아버지 보브 샌더스는 혼자서 요리도 하고 빨래도 하는 등 고생을 했고, 항공사 스튜어디스였던 어머니 바버라는 셋집에 살았으며 돈도 충분치 않았다.
서머 샌더스는 『나는 그 생활이 지긋지긋했다』면서 『왜 그런 생활을 해야 하는지 도대체 알 수 없었으며 한 생활에 적응하다 보면 또 다른 생활에 다시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했던 것이 무척 힘들었다』고 술회했다.
아무튼 샌더스는 15세 되던 해 88서울올림픽 대표선발전에 출전, 비록 선발되지는 못했지만 결승까지 진출했으며 이것이 그녀에게 커다란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92올림픽대표 선발전에서는 2백·4백m개인혼영, 1백·2백m평영, 4백m혼계영 등 5개 종목의 출전자격을 따냈다.
현재 스탠퍼드 대학 2학년에 재학중인 샌더스는 대표팀의 일원으로 애리조나주 플래그스태프에서 고지훈련을 받고 있으며 이 훈련이 끝나면 콜로라도주미국올림픽 트레이닝센터에서 마무리훈련을 받게 된다.
다른 남자와 재혼한 어머니 바버라는 『올림픽 때 모든 가족이 바르셀로나로 갈 계획』이라면서 『한가지 우스운 것은 우리가 바르셀로나에 계약한 아파트에는 보브도 함께 묵게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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