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부 분석자료/공대교육 「산업현장」도움 못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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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공계 졸업자 「제조업 기피」추세/재교육 비용 연 1,000만원 웃돌아
우리나라의 공대교육이 이론에 치중,대학졸업자를 산업현장에서 이용하는데는 별도움이 안되고 있다. 또 이공대 등 자연계대학 졸업자의 제조업 취업률의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일반 생산직 못지않게 「제조업 기피」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상공부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연계 대학졸업자의 제조업 취업률은 80년대 상반기(81∼85년)중 최저 39.9%에서 최고 45.4%에 달했으나 86∼90년중에는 35.4∼38.0%로 크게 낮아졌다. 이는 자연계 대학졸업자들이 제조업을 기피하는데다 대학의 교육내용이 부실,대학졸업자의 현장적응 능력이 모자라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33%에 달해 세계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질적인 면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대학졸업자가 현장에 적응하는데 3∼5년이 걸리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경우 한사람을 재교육시키는데 연간 1천2백만원의 비용이 쓰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는 또 대학의 학과개설이 학교의 특성을 무시한채 비슷한 유형의 학과를 백화점처럼 나열하는 식으로 편성돼 있으며 교수의 편의에 따라 과목을 개설하거나 전공학과 위주의 폐쇄적인 교과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의 과학기술분야 연구소는 모두 3백67개에 이르고 있으나 연구시설·인력·비용 등이 부족,형식적인 연구에 그치고 있으며 기업의 위탁연구가 많은 서울대 공학연구소의 경우도 1회성 단기연구(평균 연구기간 9개월)에 그치는 등 심층적이고 장기적인 연구와 기술축적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길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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