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값 뛰니 푸아그라 값 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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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푸아그라(거위나 오리의 간 요리)를 먹을 것인가, 아니면 에탄올 자동차를 탈 것인가.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프랑스 전통 요리 푸아그라의 가격이 1년 새 크게 올랐다. 이유는 특이하게도 미국의 에탄올 자동차 연구 때문이다. 프랑스 일간지 피가로가 지난달 30일 그 알쏭달쏭한 이유를 설명했다.

피가로에 따르면 최근 미국이 에탄올을 대체 에너지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원료인 옥수수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 1년 새 전 세계 옥수수 수요가 30% 정도 늘어났고 자연 옥수수 가격이 크게 올랐다.

푸아그라는 거위 또는 오리에게 옥수수 등 사료를 강제로 먹여 기름으로 비대해진 간이나 이를 와인 등의 소스에 절여 만든 요리다. 그 때문에 거위.오리의 사료인 옥수수값 상승은 자연스레 푸아그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푸아그라 생산자들은 최근 옥수수 가격이 오르면서 푸아그라 제조 원가도 20% 정도 올랐다고 밝히고 있다.

또 에탄올 자동차가 상용화될 경우 옥수수 수요는 더욱 크게 늘 수밖에 없기 때문에 푸아그라를 먹을 것인지 아니면 에탄올 자동차를 탈 것인지를 선택해야 할 시기가 올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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