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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유의 싱싱한 유혹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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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 28면

사진 신동연 기자, 소품협찬 포카치노 

아침에 끼니를 때우거나 간식으로 사랑 받는 토스트. 그러나 토스트는 트랜스 지방인 마가린과 쇼트닝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중ㆍ고등학생 시절 길거리에서 혹은 분식집에서 파는 저렴하고 간편한 토스트로 허기를 달랠 때를 추억해 보라. 아니, 지하철을 타고 바쁘게 출근해 따끈한 커피와 함께 먹는 ‘리어카표’ 샌드위치의 푸짐함이란.

그러나 이런 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내는 데 사용되는 것은 마가린이 대부분이다. 포장마차에 들어가는 순간 그윽한 향기와 달콤한 맛에 두유와 함께 먹는 맛이 가히 일품이라 해도 좋을 만큼 마가린의 고소한 향도 토스트를 먹는 이유 중 하나였다.

옛날에는 버터로 볶아낸 요리는 고급 요리로 쳤다. 버터 값이 비쌌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터를 대신해 마가린을 애용했으며, 마가린의 독특한 향을 사람들은 좋아했다. 그러나 건강을 위해, 웰빙을 위해서는 마가린과 쇼트닝의 고소한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방울토마토 올리브유 무침 

그렇다면 마가린이나 쇼트닝으로 맛을 냈던 음식을 올리브유로 바꿔 건강하고 알찬 요리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올리브유는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도 많이 보급됐다. 그러나 아직도 음식점에서 손님들을 위해 ‘푹푹’ 쓸 정도로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어찌됐든 집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식구들의 건강을 위해 많이 사용하게 됐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올리브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이다. 엑스트라 버진과 퓨어가 있고, 마지막으로 시중에서는 찾기 힘든 혼합 올리브유가 있다. 엑스트라 버진이 상급이라면 퓨어는 중급 정도 된다. 하지만 영양 면에서는 비슷비슷하다. 단지 엑스트라 버진은 샐러드 드레싱이라든가 직접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에 곁들이기에 좋다. 불에 가열한다면 굳이 엑스트라 버진을 고집하기보다는 퓨어를 사용해도 된다.

올리브유 샐러드 케이크 

나 역시 모든 요리에 엑스트라 버진을 사용하지만, 파티 등 케이터링에 사용하는 요리에는 혼합 올리브유를 쓰기도 한다. 간혹 나에게 지인들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이탈리아 본토에서 올리브유는 얼마냐”고. 물론 브랜드마다 메이커마다 맛과 향이 다르고 개인 취향이 있기 때문에 한 가지 가격대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런 말은 해준다. 이탈리아산을 구입할 때도 유리병에 든 것, 1ℓ 이상을 넘지 않는 것을 사라고 말이다. 플라스틱 용기에 들어 있는 올리브유는 빛에 노출되기 쉽고 열에 산화되는 정도가 심한 반면, 유리병에 든 것은 열에 심하게 변질되지 않기 때문이다. 500㎖에서 1ℓ 정도가 제일 좋은 이유도 열에 의한 산화가 적다는 것이다.

올리브유의 강력한 힘은 튀겨낼 때 발휘된다. 냉동식품을 튀겨낼 때 어느 정도 튀겨내다 보면 기름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식용유가 산화된 것은 물론이고 수분을 많이 흡수한 탓이다. 따라서 냉동식품을 튀겨낼 때는 190도 정도에서 가열하고 기름을 많이 사용해야 산화가 적게 되며 넣는 식품의 물기도 충분히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올리브유에 튀길 경우는 다르다. 올리브유의 끓는점은 220도로 일반 식용유보다 낮다. 이 말은 결국 튀김할 때도 기름의 산화 정도가 올리브유는 다른 기름에 비해 조금 낮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올리브유는 스페인산, 이탈리아산, 프랑스산이 대부분이다. 쌀로 비유한다면 경기미냐 안성쌀이냐 등 산지를 따지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 취향일 수 있지만, 나는 특별한 손님이 올 때는 엑스트라 버진 이탈리아산을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 독자들에게는 열을 가하지 않고 엑스트라 버진 특유의 향과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요리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식용유를 올리브유로 바꿔 이번 주말 가족들끼리, 연인끼리 한번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방울토마토 올리브유 무침

재료: 방울토마토 10개 이상, 생 모차렐라 치즈(없으면 일반 치즈) 150g, 다진 파슬리 1작은술 소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3큰술, 구운 소금 1작은술, 후추 조금, 화이트 와인 비니거 3큰술(없으면 레몬식초로 대체), 깨소금 1작은술, 다진 양파 2큰술, 설탕 1큰술, 물엿 2큰술, 다진 대파 1큰술
만들기
① 보울에 소스 재료를 넣고 잘 섞어놓는다.
② 방울토마토는 십자로 칼집을 살짝 넣은 뒤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껍질을 벗겨낸다.
③ 모차렐라 치즈는 토마토와 비슷한 크기로 잘라낸다.
④ 보울에 소스와 방울토마토를 같이 섞어 냉장에서 약 30분간 숙성시킨다.
⑤ 그릇에 재료를 올리고 소스를 뿌린 다음 올리브유를 살짝 뿌린 뒤 파슬리도 뿌려준다.
Cooking Tip 생 모차렐라 치즈가 없을 때는 일반 치즈를 이용하되 슬라이스 치즈를 겹겹이 쌓은 다음에 살짝 눌러 썰어놓는다. 너무 얇으면 방울토마토와 잘 어울리지 못한다.

올리브유 샐러드 케이크

재료: 호박고구마(없으면 물고구마) 2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2큰술, 생크림 2큰술, 잡꿀 2큰술, 다진 파슬리 1큰술, 대파 1줄기(흰 부분) 소스: 사워 크림(없으면 요플레) 2큰술, 다진 대파 2큰술, 다진 청양고추 1큰술, 다진 홍고추 1큰술, 후추 조금
만들기
① 보울에 소스 재료를 넣고 잘 섞어둔다. 대파는 반으로 잘라 채 썰어 찬물에 담가놓는다(약 10분간).
② 호박고구마는 껍질을 벗겨서 찜통에 넣고 익혀낸다.
③ 뜨거울 때 채에 내리거나 주걱으로 재료를 으깬다. 생크림, 꿀을 넣고 부드럽게 만든다.
④ 그릇에 재료를 올리고 소스를 뿌린 다음 다진 파슬리, 채 썬 대파,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두른다.
Cooking Tip 올리브유와 고구마의 궁합이 좋다. 고구마의 섬유질이 올리브유와 잘 어울리고 소화가 잘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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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김노다씨는 프랑스·이탈리아·일본 등지에서 요리를 배운 요리 선생님, 부인 김상영씨는 그 음식을 예쁘게 차려내는 푸드 스타일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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