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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짬짬이 투자해볼 만한 하늘의 動産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호 16면

공중에 떠 있는 물. 구름은 하늘의 동산(動産)입니다.
바람 불면 사라지는 솜사탕. 지상에 방 한 칸 없는 시인이 그곳에 투자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하늘길 산책로 초입에 있는 구름을 점찍습니다.
그대에게는 통행료는 면제요, 무박2일 숙박은 공짜입니다.
구름은 그대와 나의 놀이터.
구름은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다양한 체위로 만난 흔적.
구름이라는 발음은 엄마 젖 빠는 아이의 닭똥집 같은 입술 모양.
구름이라는 말은 ‘살 섞어 구르기’의 준말.
구름은 흐르는 땀의 전 단계.
구름은 지상의 안개가 붕 뜬 황홀경의 상태.
저 하늘의 구름길을 한 시간쯤 산책하다 열 시간의 노동을 하러 속세로 폴짝 뛰어내립니다.
구름은 꿈과 삶을 이어주는 계단입니다. 길을 잃을 염려는 없습니다.
그대와 손잡고 폴짝 뛰어내리고 싶습니다. 폴짝폴짝.
사진 구본창, 글 김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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