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아파트 재산세 대폭 현실화 - "중복 과세 아닌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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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주택가격 안정 대책 이후 후속 조치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얼마 전 양도소득세의 기준시가를 23.3%나 올렸다. 현 시점에 재산세 인상은 크게 네가지 점에서 너무 과도한 상승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첫째, 재산세는 부유세라기보다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면 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발생하기 때문에 과세하는 것이다. 부동산에서의 수익은 임대료와 매매 차익으로 나눠볼 수 있다. 올해는 입주량이 크게 증가해 전세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또 매매가 상승도 10.29 대책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정부에서 밝힌 양도소득세율 정도면 투기 이익은 거의 세금으로 환수된다. 따라서 주택 보유로 더 이상 추가적인 수익을 내기 어렵다.

둘째, 국세인 종합부동산세를 신설해 부동산 과다 보유자에 대한 누진과세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다시 재산세를 올리겠다는 것은 중복 인상이다.

셋째, 재산세 인상은 전세 가격 상승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재산세가 1백만원 상승하면 이자율이 5%일 때 2년 전세 기준으로 4천만원 정도 인상 요인이 생긴다.

넷째, 우리 경제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저점을 통과했다는 기대감이 있기는 하나 체감 경기 불황은 여전하고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재산세 부담을 키우는 것은 가계의 주름살을 더할 것이 자명하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