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돈 없으면 가장 불편 5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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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건강이 나빠졌을 때 며느리의 몸 시중을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노인은 거의 없으며, 노후생활에서 노인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노인 문제연구소(소장 박재간)가 어버이날을 앞두고 3월25일부터 4월30일까지 전국 1천5백59명의 60세 이상 노인(남자 9백76명·여자 5백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한국노인의 생활실태 및 의식구조 조사」결과 밝혀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장차 건강이 악화됐을 때 몸 시중을 들어줄 수 있는 대상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배우자를 꼽은 노인이 60.4%로 가장 많았고 아들 16.2%, 딸 15.1%였으며 며느리는 6.1%에 불과했다.
또「노후생활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복수응답)에는 ▲돈이 없는 것(58.7%)을 으뜸으로 꼽았으며 ▲건강악화(51.6%) ▲가정·사회로부터의 소외(28.6%) ▲할일 없이 무료한 생활(25.3%)등 순이었다. 생활비 조달방법은 ▲자식들이 대준다(44.5%) ▲스스로 일해서 벌고있다(30.6%) ▲재산소득으로 충당한다(18.4%) ▲공적 연금(3.9%) ▲국가보호(2.6%)등으로 집계돼 노인들의 절반 가량이 생활자립 기반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용돈도 응답자 가운데 40.5%만 스스로 해결하고 나머지는 일부(26.8%), 또는 전부(32.7%)를 자식들에게 의존하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60대 초반 노인들의 72.2%를 포함해 전체 응답자의 50.1%가 취업을 바라고 있으며, 건강상 이유로 취업할 수 없다는 노인들 가운데서도 62.3%는 건강만 허락하면 어떻게든지 취업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노인들에게 우선 해결돼야 할 노인복지 제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복수응답을 통해 노령 연금제도(76.1%), 경로우대증 제도(47.9%), 의료혜택(41.5%)등이라고 답변했다.
이밖에 극빈노인용 무료양로원(15%), 임대용 노인아파트(7.7%), 여가시설 및 프로그램(4.4%), 가정봉사원 제도(2.1%)등 선진국형 복지제도에도 일부 관심을 보여 삼성생명 등이 건립을 추진중인「실버타운」등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 점차 많아질 것임을 예고했다.
노인들 가운데 건강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비율은 34.3%였으며 나머지는 반 건강상태(39.9%)에 있거나 허약 또는 와병중(25.7%)이었다.<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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