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정무수석 돌연 경질/후임 김중권의원/민자 경선구도 영향미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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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노 대통령,이종찬후보측 요구 수용
노태우대통령은 6일 민자당의 이종찬후보가 인책을 요구해온 손주환청와대정무수석의 사표를 수리,후임에 김중권의원(민자)을 임명했다.<관계기사 2면>
손 수석은 그동안 김윤환 전 사무총장·최형우정무장관과 더불어 민자당소속 의원과 지구당위원장들에게 이른바 노심의 향방을 전파,불공정경쟁분위기를 조성했다하여 이종찬후보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아왔었다.
김학준청와대대변인은 『손 정무수석이 경질된 것은 경선문제를 둘러싸고 일부 후보로부터 강력한 항의제기가 있었고 언론계 일부에서도 자유경선의 모습에 대한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이에 대해 손 수석은 대통령을 모시는 정부수석비서관으로서 책임을 느껴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손 수석이 민자당후보 경선과정에서 빚어진 물의에 책임을 느끼고 지난 2일 사표를 제출한뒤 정해창실장으로부터 뜻을 바꾸라는 종용을 받았으나 사의를 굽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후임 김중권수석은 6일 오후 임명장을 받게돼 이날중 국회법사위원장직을 사퇴하지만 국회의원직은 겸직한다.
손 수석의 경질은 이 후보가 불공정 경쟁을 이유로 장외투쟁성득표운동을 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민자당의 경선양상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소식통은 『노 대통령은 스스로 참모진을 자르는 아픔을 감내하면서도 집권당 초유의 자유경선을 성공시키려는 굳은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하고 『노 대통령이 이종찬후보의 손 수석에 대한 인책요구를 수용한 이상 이 후보는 앞으로 경선규칙과 정신을 준수해야 하며 만약 대통령의 이같은 성의표시에도 불구,이 의원이 변칙적인 공세를 취해 경선원칙과 후보에 흠집을 내면 엄정한 관리자의 입장에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삼후보측은 노 대통령이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불구,손 수석을 경질한 만큼 이 후보 진영은 불공정경쟁을 이유로 경선포기등 이른바 「중대결정」의 협박을 중단해야 하며 페어플레이와 결과에 대한 승복을 다짐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자유경선원칙을 어떻게 해서든지 지키려는 노 대통령의 깊은 뜻에서 나오는 조치로 알고 이를 크게 환영한다』고 논평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양후보 진영의 김종필·박태준명예위원장과 박준규의장·노재봉 전 총리등 당원로급 인사,이원경선관위장,이춘구총장 등을 청와대로 초치해 경선에 대한 자신의 결연한 의지를 강도높게 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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