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국민훈장 받는 삼일육아원 김옥화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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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42년간 고아키운 「장한 어머니」/피난시절부터 700여명에 「새삶」/부랑아 직업알선 등 선도 앞장
제70회 어린이날을 앞두고 정부는 평생을 말없이 아동복지에 헌신해 온 김옥화씨(68·충남 천안시 쌍용동 220의 4) 등 10명을 5일 선정,포상하고 그 노고를 기린다.
이번에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하는 김씨는 삼일육아원 원장으로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42년간을 바쳐온 인물. 「고아들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김씨가 어린이 보호사업에 뜻을 두게 된 것은 6·25전쟁중인 51년부터.
1·4후퇴로 인해 서울에서 남쪽으로 피난을 가야했던 그는 『살기위해 정든 고향을 떠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숨 보전을 위해 무참히 유기한 어린 생명들을 그냥 보고 지나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김씨는 피난길에 만난 전쟁고아 60여명을 천안에서 손수 길러내는 「눈물과 고통의 세월」을 보내면서 도저히 어린이들과 헤어질 수 없다는 애틋한 정에 못이겨 아예 육아원을 세우고 오갈데 없이 버려진 어린이들에게 「사랑의 보금자리」를 제공해왔다.
『이 나라의 딸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것은 더 많은 일을 하라는 뜻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하는 그는 「사회에 기여할줄 아는」7백여명의 「자녀」를 키워 낸 「장한 어머니」로 불리고 있다.
현재도 3∼18세에 이르는 99명의 고아들을 돌보고 있는 김씨는 무자녀 가정에 원아 50여명의 입양을 알선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데 기여했으며 천안 지역을 떠도는 부랑아 선도에도 앞장서 그동안 가출아동 5백여명을 귀가조치시키는가 하면 1백20여명에게는 직업을 알선해 「새삶」을 살도록 했다.
삼일육아원을 떠난 원생들은 군장교·기술자·개인사업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는 현재 재학중인 원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단국대·호서대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주2회 영어·수학 등을 보충교육시킬 정도로 세심한 신경을 쏟고 있다.<고혜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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