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보험금 노려 폭파" 전 미 국무부 아태담당 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1999년 인도양에서 현대상선 소속 컨테이너선과 충돌한 뒤 가라앉은 북한 화물선 만폭호가 침몰한 것은 충돌 때문이 아니라 북한 측이 거액의 보험금.보상금을 노려 일부러 배를 폭파시켰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충돌 자체도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일부러 했다는 주장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북한 불법활동 조사팀을 총괄했던 데이비드 애셔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선임자문관이 18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와 금융서비스위원회 관계 소위원회들 간 합동 청문회에서 '북한의 보험 사기' 사례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청문회 기록에 따르면 애셔 전 자문관은 "그 배(만폭호)는 (충돌로) 뱃머리가 움푹 들어가긴 했지만 (침몰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냥 가라앉았다"며 "이는 이 배가 폭파된 것(exploded)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의 재보험사인 로이드와 북한 간 보험 분쟁을 설명하면서 "그들은 이런 일을 오랫동안 해왔다"며 "97년과 99년에도 같은 행동을 했으며, 배 밑바닥에 구멍을 내 침몰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99년 3월 31일 4400TEU급(5만2000t급) 듀크호가 항로를 따라 운항 중 이 항로를 가로지르려던 북한 시멘트운반선 만폭호(3317t)와 충돌, 듀크호는 뱃머리 왼쪽에 가벼운 손상을 입었으나 만폭호는 침몰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