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울리는 '엉터리 유학원'···'덥석 믿고 왔더니 그게 아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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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한국에서 유학을 준비 중이던 고등학생 황민지(16)양은 미주 한인이 운영하는 유학원의 한국지사를 통해 동부의 한 명문고교로 유학을 준비했다.

황양은 사립고교 입학시험인 SSAT 성적이 좋아 학교로부터 입학허가를 받아 개학날짜에 맞춰 출국준비를 서둘렀다.

하지만 황양은 유학원으로부터 "영어실력이 부족해 서부의 한 학교에서 ESL 수업을 들어야 한다"라는 말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황양의 아버지는 "영어로 된 사립학교 입학시험(SSAT)과 토플도 통과했는데 영어실력이 부족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가 미국을 잘 몰라 유학원이 처음부터 거짓말을 한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중학생 박철민(15)군은 학교를 휴학하고 미국에서 1년간 어학연수를 위해 유학원을 통해 수속을 마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인솔자와 함께 학교에 도착한 박군은 사진에서 보던 학교와는 너무나 다른 학교 규모에 깜짝 놀랐다.

게다가 기숙사라는 곳은 학교 인근 주택을 개조한 곳이었으며 한국학생들만 단체로 머무는 곳이어서 영어를 배우기 힘든 상황이었다. 결국 박군은 미국에 도착한 지 며칠 만에 다시 귀국행 짐을 꾸렸다.

이처럼 미국에서의 수학을 꿈꿔 온 어린 학생들이 일부 엉터리 유학원의 횡포로 금전적 피해는 물론 마음의 상처까지 입는 경우가 적지않게 발생하고 있다.

한 유학원을 통해 LA인근에 있는 명문 학교에 합격한 최성민(16)양. 최양은 미성년자인 관계로 유학원 미국 본사 사장을 현지 보호자(guardian)로 내세워 학생비자를 신청했다.

유학원의 안내에 따라 졸업 때까지 학비를 댈 수 있다는 부모의 재정증명 첨부는 물론 학교의 추천서 등 필요한 서류를 완벽히 준비했다. 하지만 비자발급은 거부됐다. 얼마후 재차 비자를 신청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이유인 즉 유학원에서 수십 명의 학생들을 같은 미국 현지 보호자 이름으로 비자 신청한 사실을 알게됐다.

성양의 아버지는 "상식적으로 한 명의 보호자가 어떻게 수십 명의 학생들을 돌볼 수 있느냐"며 "유학원이 한 학기에 1500달러인 보호자 비용을 벌기에 급급해 이런 사태를 가져왔다"고 분개했다.

한 교육 전문가는 "유학을 원할 경우 유학원만 믿지 말고 해당 학교를 1차 방문하거나 최소한 해당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라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한 미국 내 사정에 밝은 지인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신승우 기자 gowest@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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