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츨라프 하벨 저 『대통령의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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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방한중인 체코슬로바키아대통령 바츨라프 하벨의 정치에세이집『대통령의 꿈』이 번역 출간됐다(들꽃세상 간).
63년 희곡「야외축제」, 에세이 「개그의 해부학」등을 발표하며 작가생활로 들어선 하벨은 「서푼짜리 오페라」 「청중」 「탄원서」 「유혹」등 많은 희곡과「변증법적 형이상학에 대하여」 「체코의 운명」 「운명으로서의 책임」 등 에세이로 공산독재에 반기를 든 체코의 대표적 반체제 작가다. 세 차례 총 4년여의 수형 생활도 마다 않고 벌인 그의 참여적 문학행위는 서방진영으로부터 유령문학상·에라스무스상·독일출판계의 평화상등 주요문학상을 휩쓸게 했다.
이번 출간된 『대통령의 꿈』에는 75년 공산당 서기장에게 공산당체제에 반발하며 공개질의서 형식으로 띄운 「구스타프 후작에게 띄우는 공개서한」을 비롯, 「77헌장의 의미」「권력 없는 사람들의 권력」 「스토리와 전체주의」 「망설임의 해부학」 「정치와 양심」「심판관들과 마주하여」등 하벨의 대표적 에세이 7편이 실렸다.
『작가의 관심이 제아무리 다양하더라도 진정한 작가라면 결코 피할 수 없는 한가지 사실이 있다. 바로 역사다. 그가 처한 사회적 상황, 시대적·정치적 배경』이라고 이 책에서 하벨은 암울한 시대, 문학의 설자리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또 『반체제 작가란 무엇인가. 그는 다른 사람들이 감히 소리치지 못할 때 감히 생명을 건다. 그것도 다른 사람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바로 그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거는 것이다. 반체제 작가란 어떤 의미에서는 온몸예술에 다름 아니다』고 반체제 작가론도 피력하고 있다.
희곡 창작활동과 더불어 에세이라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형식을 통해 체코 대중에게 민주화 의지를·심었던 하벨의 사상과 삶을 이 에세이집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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