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내각 「우먼 파워」 떨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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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파리=배명복 특파원】장관 5명 가운데 1명이 여성일 정도로 프랑스의 「각료 여성화」가 급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30대의 젊은 여성이 잇따라 장관으로 발탁돼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세골렌 르와얄 환경장관 (39)과 프레데릭 브르댕 체육·청소년장관 (35).
에디트 그레송 전 총리의 사임에 따라 이달 초 단행된 개각에서 환경장관으로 전격 기용된 르와얄 장관은 엘리제 궁 (프랑스 대통령궁) 보좌관으로 있으면서 발휘한 특출한 능력 때문에 미테랑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는 30대 맹렬 여성이다.
프랑스의 최고 엘리트코스인 국립행정학교 (ENA) 출신으로 미테랑이 대통령에 당선된 지난 81년 이후 약 4년간 그의 사회·환경 담당 보좌관으로 일했고, 지난 88년에는 대통령 자신의 강력한 권유에 따라 국회의원에 출마, 거뜬히 당선되기도 했다.
크레송 내각이 출범하던 지난해 5월 불과 34세의 나이로 체육·청소년 장관 입각,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한 브르댕 장관 또한 ENA와 대통령 보좌관 (문화 담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번에 입각한 르와얄 장관과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정식 결혼은 하지 않은 채 배우자와 자유 동거 상태에서 각자 자기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케이스. 프랑스의 정식 장관 (차관급 장관 제외)은 모두 26명으로 그중 여성은 이 두사람 외에 마르틴 오브리 노동장관 (자크 들로르 유럽 공동체 집행위 의장의 딸), 엘리자베스 귀구 유럽 담당 장관, 마리 노엘리느망 주택 장관 등 모두 5명. 전체 장관의 약 5분의1이 여성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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