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스노샤워 뚫고 … '로체 도전'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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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 대장(앞)과 대원들이 쉴 새 없이 떨어지는 스노샤워(규모가 작은 눈사태)를 뚫고 캠프2 구축을 위해 등반하고 있다.로체=김춘식 기자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스노샤워(Snow shower.규모가 작은 눈사태)가 원정대의 앞을 막아섰다.

에베레스트 등정 30주년을 기념한 '2007 로체.로체샤르 남벽 원정대(중앙일보.KT 후원, 신한은행.㈜트렉스타 협찬)'가 캠프2(해발 6800m) 구축에 애를 먹고 있다. 4일(한국시간) 캠프1(5900m)을 설치한 이후 20일가량이 지났지만 계속되는 악천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이스캠프에는 연일 눈이 내리고, 등반 루트에는 눈사태가 단 하루도 끊이지 않았다.

엄홍길(47, 트렉스타) 대장은 21일 대원 3명, 셰르파 세 명과 함께 캠프2 구축을 위해 등반에 나섰지만, 캠프2 예정지인 6800m 지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23일 오전 하산했다.

22일 엄홍길 대장을 비롯해 변성호(37), 모상현(33), 이택건(25) 대원으로 꾸려진 등반팀은 캠프2에 100m 못 미치는 지점인 6700m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시간이 부족했다.

6700m 지점에 도달한 시간은 오후 4시, 캠프 사이트를 구축하기에는 늦은 시간이었다. 6800m 지점은 로체 남벽 대설사면의 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곳에 텐트를 치려면 한참 동안이나 빙설을 깎아 캠프 사이트를 마련해야 한다. 체력도 문제였다. 로체 남벽에 자리한 설사면을 오르느라 예상 외로 체력을 많이 소진했다.

베이스캠프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5월 중순 네팔에 몬순 기후가 엄습하면, 더 이상 등반을 계속할 수 없다.

남은 등반 기간은 넉넉잡고 20일, 시간이 많지 않다. 24일에는 홍성택(40) 등반대장과 대원 두 명이 '머나먼 캠프2' 구축에 다시 도전한다.

23일은 2000년 엄홍길 대장과 함께 칸첸중가를 오르다 사고를 당한 다와 타망의 기일이었다.

이날 오전 베이스캠프에 내려온 엄홍길 대장은 배낭을 벗어놓기가 무섭게 라마제단에 제상을 차려놓고 다와의 명복을 빌었다.

로체=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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