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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라서? 대선 예비후보 등록 첫날 15명 출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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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23일 대선 예비주자가 15명이나 나섰다. 이날 하루 중앙선관위에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친 사람들의 숫자다. 이 가운데 민주노동당의 심상정.노회찬 의원 등을 제외하면 제도 정치권에선 이름을 들어 보지 못한 무명들이다.

그나마 서상록(69)씨는 1998년 삼미그룹 부회장에서 롯데호텔 양식당 웨이터로 변신해 세간에 화제가 됐던 인물. 서씨는 지난달 초 한나라당에 입당해 대선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거론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패거리 기성 정치인에게는 정권을 맡길 수 없어 많은 고민 끝에 구국의 일념에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며 기염을 토했다. 서씨는 2002년 대선 때도 노년권익보호당의 후보로 출마했다가 중도 포기한 바 있다. 대권도전 재수(再修)인 셈이다.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나선 허경영(59)씨는 97년 대선때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계승자를 자처하며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3만9055표(0.2%)를 얻은 경험이 있다. 2002년에도 선거운동을 벌였지만 후보등록은 포기했다. 허씨는 지난해 7월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시민당' 소속으로 최용기(56) 창원대 교수도 등록했다.

나머지 10명은 무소속이다. 일착으로 등록을 끝낸 최상면(52.종교인)씨를 비롯, 임천규(52.대우증권 직원), 안광양(63.민족통일연합중앙회 총재), 정한성(47.JHS빌딩 대표), 이나경(41.여.논픽션 작가), 조화훈(55.다우경영컨설팅 대표), 박노일(52.농업), 김성부(55.상업), 하종극(43.무직), 심만구(60.사업)씨 등으로 직업이 각양각색이다.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예비후보 등록은 피선거권에 제한이 없고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40세 이상 국민이면 공무원을 제외하고 누구나 가능하다. 예비등록 후보 때는 기탁금을 낼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대선이 목표가 아니라 2008년 총선을 겨냥해 '이름 알리기 용도'로 많은 사람이 등록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선거사무소 설치, 홍보물 배포, e-메일 발송 등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선관위 안효수 공보담당관은 "대선 예비후보가 총선용 선거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되면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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