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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권영걸 교수의 공공디자인 산책 서울시서 채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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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이 건축물과 간판 등의 디자인이 정비된 품격 있는 도시로 변신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서울을 세계적인 고품격 디자인 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부시장급을 본부장으로 하는 '디자인 서울 총괄본부'를 설치키로 했다"고 밝혔다.

본부장에는 지난해 7월부터 본지에 '공공디자인 산책'을 연재, 도심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서울대 권영걸 교수(미술대학장)가 공모를 통해 임용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도시 디자인의 개선이 필수였는데 마침 중앙일보에서 도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덕에 시민들의 관심이 커져 디자인 정비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말했다.

디자인 서울 총괄본부는 건축물.주택 등의 경관 관리, 문화 분야의 도시갤러리 프로젝트처럼 그동안 흩어졌던 서울시의 디자인 관련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이 총괄본부는 간판 등 각종 가로 시설물과 공공 건축물, 민간 건축물의 설계 단계부터 개입해 디자인을 챙기게 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주변 경관을 고려해 디자인한 가로등.휴지통.공중화장실.버스 정류장 등을 써야 한다.

이를 위해 총괄본부는 공공.민간 건축물과 시설물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활용할 방침이다. 디자인 가이드라인은 건축물의 설계단계부터 적용된다. 시장이 위원장인 공공디자인위원회는 건축물의 설계와 건설이 가이드라인에 맞게 설계됐는지 심의하게 된다.

?품격 있는 도시 만들기, 전국 확산=본지가 우리 사회의 공공디자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자는 취지로 지난해 7월 '공공디자인 산책'을 연재한 이후 지자체들의 호응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를 시작으로 서울시의 여러 자치구가 본지 칼럼의 취지에 공감하며 깨끗한 도시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엔 이들 지자체의 성공사례가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품격 있는 도시 만들기' 열풍이 불고 있다. 권 교수의 칼럼이 연재된 지 9개월 만에 대한민국의 미관이 몰라보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본지 칼럼을 가장 먼저 벤치마킹한 파주시는 '깨끗한 파주 만들기, 공공디자인 운동'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불법 광고물.주정차.쓰레기 없는 도시 만들기에 나섰다. 이 결과 몇 달 새 도심 중앙로 등 주요 도로에서 크고 요란했던 간판들이 깔끔한 디자인으로 탈바꿈했다. 지저분했던 현수막도 자취를 감췄다.

올 들어서는 서울시의 자치구들도 뛰어들었다. 강남구의 '아름다운 거리 조성 운동', 성북구의 '길거리 현수막 제로화 운동', 관악구의 '표준 표지판 조성 계획' 등이 잇따라 시행됐다. 광진구는 업소당 간판을 2개로 제한하기로 업주들과 합의했고 성동구도 불법 간판정비사업에 들어갔다.

경기도 김포.구리시 등 수도권 지자체도 동참의사를 밝혔다.

지방도 예외는 아니었다. 경남 김해시는 시가지 보도블록과 맨홀 뚜껑, 가로등의 디자인을 환경친화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경북 구미시도 올해 초 도시 디자인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도시 미관개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앙부처도 지원에 나섰다. 행자부는 전국 15곳에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를 선정해 3년간 총 4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준봉.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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