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치」­「세대교체」 공방/경선 홍보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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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당내선 3당합당정신 강조… 양면전략 김영삼/“새얼굴 필요하다”… 지역화합에도 역점 이종찬
민자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김영삼·이종찬 양진영은 자기들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상대 약점을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한 논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김영삼 대표진영은 대외적으로는 문민민주주의를 강조하고 당내에서는 3당합당정신을 내세운다는 2중홍보전략을 세우고 있다.
김대표는 3당합당정신을 강조,노대통령·김종필 최고위원과의 합당주역으로서의 동지적 신뢰관계를 드러냄으로써 여권속성의 민정·공화계 대의원 표를 다진다는 것이다.
문민민주주의의 「진정한 완성」은 김대표의 경력상 대외적으로는 프리미엄이지만 당내 경선용으로는 그리 적합치 않다는 내부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종찬 의원측에서 세대교체론으로 김대표를 공격할때 『문민정치로의 세대교체』와 같은 캐치플레이즈로 맞받아칠 수는 있다고 본다.
김대표측은 또 폭넓고 오랜 정치적 경험으로 「갈등청산·화합정치」「갈등의 조정자」로서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야당생활 30년과 여당 2인자로서 2년간의 국정운영 「경륜」으로 세대간·지역간·계층간·이념간 갈등을 해소·조정할 가장 적합한 인물임을 부각한다는 것이다.
김대표측은 종종 상대방이 공격하는 국가경영능력에 대해 ▲국민통합능력과 ▲행정조직의 효율적 관리능력 등 두가지 측면에서 반격한다.
김대표는 오랜 정치생활을 통해 이미 상징적 구심체로서 국민통합능력에 의문이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행정조직 관리에 있어서는 『권한의 분산과 책임의 집중』원칙을 내세워 대담한 인사를 통한 권한의 분산을 강조키로 했다.
김대표측은 지역감정을 이용한 정치인이라는 비난에 대해 두 김씨가 독재권력의 지역감정조장정책의 「희생자」라는 논리로 대결하며 지역감정조장의 한 복판에 이의원이 서 있었음을 상기한다는 전략이다.
대세론과 순리론을 시종일관 내세워 대통령 본선거에서 김대중·정주영씨와 승부를 벌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주요 전략이다.
○…이종찬 의원은 경선홍보구호로 세대교체와 화합정치라는 두개를 마련하고 있다.
세대교체는 가깝게는 김영삼 대표와 멀리는 김대중 민주·정주영 국민당 대표를 겨냥하고 있다.
『국민들사이에 깔려있는 정치불신은 기본적으로 양김씨등 정치지도자들에 대한 불신이며 이를 풀어주기 위해선 새얼굴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71년 구신민당 대선후보경선때 김대중·김영삼·이철승씨가 40대 기수론을 들고나온 것처럼 이의원진영은 50대 신풍·세대교체불가피론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캐치프레이즈후보작은 「새시대·새정치·새인물」「이종찬과 함께 새시대로」 등등.
화합정치론은 영·호남사이의 고질병을 고쳐서 지역화합을 이룩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남북통일로 민족화합을 이룩해야 한다는 정치구상이다.
이의원측은 「지역대결타파」바람이 단일화 과정 뿐만 아니라 경선·대선에서도 영남(김영삼)·호남(김대중) 대표를 흔들어놓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이의원의 선거대책본부는 김대표의 국가경영능력을 시비삼겠다는 방침이다.
한 참모는 『김대표는 야당특유의 감에 뛰어나다고 하는데 2000년대를 눈앞에 둔 지금은 감이 아니라 지력·국정파악능력·경제소신 등이 필요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의원측은 이같은 홍보논리를 집약해 기자회견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국방·환경·외교·통일 등 9개 분야에 걸쳐 「이종찬 청사진」을 내놓을 방침이다.
이의원측이 신경쓰는 부분은 이의원이 정보부를 발판으로 5공군사정권의 전면에 부상해 정치인으로 입신한 경력문제에 대한 방어논리 개발이다.
이의원측은 대의원의 상당수가 30년이상 권력의 양지쪽에 서있던 민정계 뿌리라는데 다소 안심하면서 『종로에서 이미 심판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김진·전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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