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원 글렌다 잭슨「제2의 대처」꿈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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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영국에서는 지난 9일 총선에서 노동당후보로 런던의 햄스테드-하이게이트지·역에서 출마, 하원의원으로 당선한 여배우 글렌다 잭슨(55)이 보수당의 마거릿 대처에 이어 노동당이 집권하면 새로운 여자총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선거기간 중 화장하지 않은 가식 없이 수수한 차림에 자신의 정치팜플렛을 담은 큼직한 가방을 메고 런던 고유의 새빨간 2층 버스를 타고 다니며 유세했던 그를 만난 유권자들은 한결같이『아니, 저 여자가 그 유명한 글렌다 잭슨이라니』라며 놀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을「중도좌파」또는「중도파」라고 지칭하는 잭슨은 과격한 사회주의자로 꼽히는 동료여배우「배네사 레드그레이브」와는 생각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학생시절부터 생각 깊고 지도력이 뛰어난 그는「존경할만한 잭슨」으로 불렸다.
『영국의 현대사에서 요즈음처럼 많은 어린이들이 집 없이 거리의 매표소에서 잠잔 적이 없었습니다. 그건 너무 비도덕적입니다』라며 그는 사회보장제도확대를 요구하고 나선다.
아이로닉 하게도 가장 부유한 브루나이 왕이 자택을 소유하고 고급맨션·개인수영장이 가득한 런던의 부촌에서 당선된 그는 벽돌공 아버지와 술집 여급인 어머니, 철저한 노동자계급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출연했던 영화 중『사랑 속의 여자』『어 터치 오브 클래스』로 2회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 영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여배우가 되었다.
전남편인 극장감독 로이호지스와의 사이에서 얻은 아들 대니얼(23)은 엄마를 도와 열심히 유세에 나섰는데 선거기간 중 술집에서 흑·백인간에 일어난 싸움을 말리다 왼쪽 눈을 잃는 불상사를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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