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그들이 밴을 타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밴이 아니었더라면…"

슈퍼주니어 규현이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가운데 사고당시 탑승했던 차량이 밴이 아니었다면 피해가 더욱 컸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면서 연예인들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밴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슈퍼주니어가 탔던 사고차량은 스타크래프트 밴. 컨버전 밴으로 불리는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대형 밴은 스타크래프트와 스타라인 두 종류가 국내에 수입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와 스타라인은 차 명칭이 아니라 내장회사의 이름. GM사의 '익스프레스 밴' 또는 포드자동차의 '이코노라인'의 미완성 차량을 개조한 차량이다.

이같은 컨버전 밴 차량의 주요 고객은 연예인, 연예인 가운데서도 특히 가수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두 업체에서 수입, 판매하고 있으며, 연 250대 가량이 수입돼 이중 약 70%가 연예기획사에 판매된다.

컨버전 밴을 타는 이유가 스타의 위상을 위해서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안전과 각종 편의를 위해서 밴을 이용하는 목적이 더욱 크다.

19일 새벽에 발생한 슈퍼주니어의 교통사고의 경우, 규현이 갈비뼈와 골반뼈가 골절되고 기흉이 발생했지만, 다른 세 멤버들은 비교적 작은 부상을 입었다.

2004년 8월 부산 해운대에서 강원도 강릉 경포대로 이동하던 동방신기도 중앙고속도로 상행선 영주 인근에서 추돌사고를 당하고 차량이 반파됐지만, 멤버들은 다행히 경상에 그쳤다. 김현정도 1999년 8월 경기도 고양시 탄현에서 스타크래프트 밴이 전도되는 사고를 당했지만 골절상은 입지 않고 타박상에 그쳤다.

심은진, 럼블피쉬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조기현 이사는 "가수들은 연기자와 달리 하루에도 몇 개의 일정이 있어 시간에 쫓겨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은 가수에게 혹시 모를 교통사고의 위험을 감안하면 밴은 가장 안전한 차종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비용이 들더라도 기획사에서는 가수들에게 밴을 타게 한다"고 말했다.

가수 아이비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팬텀 엔터테인먼트 그룹의 이한우 이사도 밴 차량을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안전성과 편리성을 꼽았다. 아이비도 스타크래프트 밴을 이용하고 있다.

이한우 이사는 "가수들에게 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때로는 침실이 되고 드레스룸이 되는 등 여러가지 기능을 갖는다"면서 "밴은 실내가 넓어 장거리 이동에도 비교적 편안하게 다닐 수 있다. 또한 가수에게는 항상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 등 동행자도 있지만 각종 무대의상과 신발 등 많은 짐과 함께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큰 차를 선호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밴을 이용하는데 불편한 점도 있다. 차값은 7000만 원 안팎이어서 수억 원의 고급 외제차에 비하면 차값은 비싸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배기량 5700cc 휘발유 차량이라 유지비가 엄청나다. 연비는 4~5.5㎞. 서울-부산 왕복에 유류비로만 36만 원 가량 소요된다는게 매니저들의 이야기다.

또한 차량이 크다보니 그만큼 주차에도 불편을 겪게 된다. 아파트나 일반 건물 주차장의 주차선안에 꼭 맞을 정도로 몸집이 커서 사람이 타고 내릴 수 없다.

하지만 기획사들은 소속 연예인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위성TV와 비디오 등을 갖춘 밴을 웬만하면 태우게 한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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