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이명박·박근혜, 21세기 맞는 경제식견 밝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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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두 유력 대권 후보들의 잇따른 참여정부 경제정책 성토를 향해 "적어도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면 21세기에 맞는 경제 식견을 밝혀야지 경제의 기본원칙마저 무시한 채 무책임하고 근거없는 비판만 해서는 곤란하다"고 비난했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20일 청와대브리핑에 '경제는 정치적 선동의 소재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4.25재.보선 지원유세에 나선 이들이 참여정부 경제정책을 향해 던지는 비판은 '대선용 정책흔들기'"라며 이같이 따졌다.

홍보수석실은 글에서 "경제.복지.안보 등 정부의 정책에 대해 근거없이 폄하하거나 정략적 의도로 흔드는 것은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할 뿐 아니라 국가적 낭비다"라며 포문을 열었다.

홍보수석실은 "객관적이고 차분하게 따져야 할 경제정책을 정략적 시각에서 선동적인 비판을 던지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홍보수석실은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이 19일 전남.무안 거리유세에서 '전국 어느 곳도 살만하다 하는 곳이 없어서 갈아엎자고 하는데 (그 근거를)하나하나 댈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과 관련 "청중들에게 근거없는 '경제위기론'을 재차 들고 나왔다"고 비난했다.

홍보수석실은 "전날 청와대가 박 의원의 '돈 버는 정부론'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을 두고 '민생을 살리는 데 신경쓰지 않고 자기들 코드에 맞는 일만 벌이다 실패했다'고 비판했다"면서 "대선 후보 희망자인 박 의원이 선동적인 정부 흔들기를 계속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날을 세웠다.

홍보수석실은 이어 "지역을 위한 의미있는 선거 공약이나 비전을 제시하기 보다 정부정책 비판에만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마치 재.보선 지원유세가 아닌 '대선용'유세를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홍보수석실은 특히 "박근혜 의원의 경제에 대한 인식도 문제다"며 비판의 강도를 더했다.

홍보수석실은 "'전 세계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경제성장을 달성하면 돈 버는 정부를 만들 수 있다'는 발상은 70년대 개발독재 시대에나 가능한 낡은 경제관"이라고 주장했다.

홍부수석실은 또 "지금 우리나라에는 국내.외의 투자자금이 넘쳐나고 있다"면서 "문제는 경제의 내수기반 취약과 이에 따른 '고용없는 성장'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정부가 '동반성장'을 통해 고용없는 성장 구조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해 온 것이 바로 이런 진단에 의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주장이다.

홍보수석실은 아울러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중국 베트남 경제성장 비유'를 언급하고 "우리 경제가 국민소득 2만불.세계 10위권 경제규모에 올랐는데도 중국.베트남의 고도성장과 비교하는 것은 성인에게 '왜 청소년처럼 빨리 자라지 못하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전 시장은 전날 재.보선 지원유세에서 "지난 10년간 우리 살림살이는 더 나아진 것이 없고, 중국.베트남이 10% 경제성장하는데 (우리나라는)왜 그러냐"고 말했다.

끝으로 홍보수석실은 "박근혜 의원과 이명박 전 시장이 정부의 정책을 깍아내리고 흔들어 대선에서 이득을 보려는 것은 공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들이 할 일이 못된다"고 충고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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