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함대 분쟁 일단락/러시아­우크라이나 정치협상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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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키예프·모스크바·AP·UPI=연합】 구소련의 흑해함대 관할권을 둘러싸고 무력분쟁 일보직전까지 치달았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9일 이 문제를 정치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과 레오니트 크라프추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두차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6,7일 각각 일방적으로 발표한 흑해함대 관할권에 대한 대통령포고령의 이행을 중지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대통령은 또 흑해함대 분할방안을 결정짓기 위해 양국 최고회의 대의원으로 구성되는 합동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대통령은 이 합동위원회가 실무작업을 마친뒤 최종단계에서 협상에 직접 참여한다.
크라프추크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CIS­TV에 출연,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우리는 인민을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인민은 분쟁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고위군관계자인 알렉세이 바자로프 소장도 이날 모스크바에서 양국 대통령의 합의사실을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구소련 붕괴이후 계속된 흑해함대관할권을 둘러싼 양국간 분쟁이 극적인 타결계기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크라프추크 대통령이 지난 6일 흑해함대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관할권을 주장하는 포고령을 발표하자 이에 맞서 옐친 대통령도 7일 러시아의 관할권을 내용으로 하는 포고령을 발표,양국은 포고령이행을 위해 군대를 파견하는등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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