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산품 수입 크게 늘었다/국내가격이 10배까지 비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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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0품목 조정관세 부과/이달 중순부터
고사리·무말랭이·곶감·메주·도토리.
누구나 어릴 때부터 먹고 자라는 우리의 대표적인 토산품들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같은 토산품들이 「외산품」에 밀려나고 있어 정부가 최고 1백%까지 관세를 높게 물리는등 수입을 가로막고 나서는 지경이 됐다.<표참조>
그렇다고 『토산품까지도 외국에서 사다 먹다니』하고 고사리나 무말랭이 사오는 일을 무조건 탓할 수만은 없는 것이 이제는 고사리를 뜯거나 도토리를 주우러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농촌일손이 모자라는 판에 고사리를 뜯어 팔아봤자 공사판 하루 일당에도 훨씬 못미치는데 고사리를 뜯으러 산에 오를 사람이 없는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의 수입액을 1년전과 비교해보면 ▲곶감 2백7만달러(90년 35만달러의 6배) ▲도토리 2백22만달러(53만달러의 4배) ▲골뱅이 1백98만달러(24만달러의 8배) ▲무말랭이 76만달러(48만달러의 1.6배) ▲메주 1백30만달러(69만달러의 1.9배) ▲당근 33만달러(0달러) ▲미꾸라지 2만6천달러(0달러) ▲고사리 1천3백50만달러(1천3백80만달러) 등으로 고사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입이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3일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곶감·골뱅이·도토리 등에 무거운 조정관세를 매기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수입되는 도토리에 무거운 관세가 얹힌다고 해서 갑자기 도토리 주우러 산에 오를 사람이 쏟아져 나오지는 않을 것이고 보면,우리 토산품을 지키고 나라의 국제수지 걱정도 물론 해야하지만 동시에 언제까지나 남의 나라사람들보다 보통 10배 이상씩 비싼 고사리·도토리 등을 사먹어야 하는지 심각히 따져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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