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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철지휘권 누가 승계할까/대권도전 박태준 회장 이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황부회장·정사장 물망… 외부인사도 거론/박회장,명예회장직 맡아 관계 계속 전망
박태준 민자당 최고위원이 대통령후보경선에 나설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포항제철의 최고경영자 개편이 관심을 끌고 있다.
포항제철의 한 관계자는 31일 『박회장이 금주말이나 내주초 대통령후보경선에 나설 것이며 이 경우 박회장이 포철회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그러나 박회장 자신이 포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다 현재 포철의 최고경영진이 박회장 인맥으로 채워져 있어 포철과의 인연을 완전히 끊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박회장이 포철의 명예회장이나 고문을 맡아 포철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다.
박회장이 물러날 경우 후임회장에는 황경노 부회장과 포철출신의 안병화 한국전력 사장이 거론되고 있으며 외부에서 중량급 인사를 맞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재계에서는 한때 정계의 실력자인 k모씨가 포철회장으로 온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었다.
현재 포철을 끌어가고 있는 핵심인물은 이른바 「5인방」으로 불리는 황부회장과 정명식 사장·박득표 수석부사장·최주선 사장대우 고문·장경환 사장대우 회장보좌역 등이다.
황부회장과 정사장·박부사장은 박회장과 함께 공동대표 이사를 맡고 있다.
특히 황부회장은 안병화 사장,장·최사장과 함께 대한중석에 있다가 포철 창립때부터 몸을 담아온 창립공신.
황부회장은 대한중석이전에 박회장이 육사 교무처장으로 있을때부터 박회장과 인연을 맺어왔으며 10여년간 「자의반 타의반」으로 삼성물산 부사장·동부제강 회장 등으로 떠나있다가 90년초 박회장이 정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대행 체제로 들어섰다.
자금등 관리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황부회장은 현재 포철의 일반 경영을 맡고 있고,정사장은 대외관계,박부사장은 신사업분야와 자금관계를 총괄하는등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역시 창립멤버이자 황부회장과 나이가 비슷한 최·장사장은 각각 미국과 일본에 대한 자문역을 맡고 있다.
박회장이 물러날 경우에도 포철이 이들을 중심으로 살림을 꾸려갈 것이라는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박회장이 과연 포철과의 관계를 실질적으로 끊을 수 있느냐의 여부.
박회장은 민자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거의 매일 포철에 출근했으며 해외 철강업계와 일본관계 일은 아직 박회장이 관여하고 있다.
또한 박회장이 없는 포철의 경영공백을 후임 회장이 얼마만큼 채울 수 있는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재계는 이같은 점을 고려할때 박회장이 포철과 절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평소 박회장 스스로 『내 눈에 흙이 들어갈때까지는 포철에서 손을 떼지 않겠다』고 말해온 점을 주목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정주영 국민당 대표가 현대와의 관계단절을 선언했지만 사실상 현대와의 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포철의 한 관계자는 『정대표의 경우 현대의 주식을 갖고 있는 오너이지만 박회장은 포철의 주식을 1주만 상징적으로 갖고 있어 현대와는 비교가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철은 또 사업다각화를 위해 이동통신사업 등에 참여할 계획이나 박회장이 정치에 참여하고 있어 운신의 폭이 오히려 좁았으며 최근 이동통신사업의 경쟁자인 선경이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기업이미지 홍보를 할때에도 외부의 눈을 의식,자제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박회장과 포철이 관계를 끊는 것이 포철의 경영과 박회장의 정치권에서의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길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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