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 농구 프리 올림픽 "초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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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한국 여자 농구가 바르셀로나 올림픽 본선 진출을 다투는 프리 올림픽(5월27일∼6월7일·스페인)을 앞두고 비 상이 걸렸다.
한국은 30일 잠실 학생 체육관에서 폐막된 제14회 아시아 여자 농구 선수권 대회 결승전에서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친 끝에 장신 군단 중국에 89-76으로 참패, 홈 코트에서 중국에 2연패를 안겨 주는 수모를 당하고 맡았다.
한국은 이날 평균 신장이 8cm나 큰 중국의 고공 플레이에 눌려 리바운드에서 32-21로 크게 뒤지는 등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다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특히 한국은 단신 농구의 활로인 짜임새 있는 팀 플레이는 물론 특유의 외곽 슛, 악착같은 수비 등에서 허점을 드러냈으며 벤치의 작전 부재도 완패를 자초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다 훈련기간이 짧은 탓도 있지만 선수들의 체력 열세와 끈질긴 승부 근성 결여 등 이 두드러져 앞으로 아시아권에서 당분간 중국을 이기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에 따라 2개월도 채 안 남은 프리 올림픽에서 구미의 장신들과 대응하기에는 힘이 부친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노장 최경희와 신예 정은순(정은순) 유영주 만이 제몫을 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기량과 경험에서 크게 뒤졌다는 평가다.
한국은 불과 한달 여의 짧은 합숙 기간, 장신 수비에 능숙한 센터 성정아의 은퇴와 조문주의 부상 등으로 인해 전력의 극대화를 이루지 못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중국 전에서 속수무책으로 참패한 것은 예상 밖이라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대표팀은 프리 올림픽까지의 남은 기간 동안 장신 벽에 대한 수비력·외곽 슈팅·체력 등을 보완하지 않고서는 올림픽 본선 진출을 바라보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올림픽에서 여자 농구는 90년도 세계 선수권 대회 1∼3위 팀인 미국·유고·쿠바와 주최국 스페인이 이미 본선 진출 권을 획득한 가운데 프리 올림픽에서는 지역 예선을 거친 16개국이A·B조로 나뉘어 본선 진출 4개 팀을 가려내게 된다. 아시아에서는 이번 우승을 차지한 중국이 A조 그리고 2, 3위인 한국·일본이 나란히 B조에 편성됐다. 각 조 l위는 올림픽 본선 무대에 나가게 되며 각 조 2, 3위가 크로스토너먼트로 나머지 본선 진출 두 팀을 결정짓게 된다.
한국이 속한 B조에는 세계 최강 독립국 연합(CIS)을 비롯, 불가리아·캐나다·이탈리아·멕시코·세네갈·일본 등 이 포진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에 CIS·불가리아 등은 힘든 상대이며 캐나다·이탈리아 등과 함께 3위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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