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막걸리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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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위생적이고 장기 보관이 가능한 캔 막걸리가 개발돼 막걸리 마시기가 쉬워질 전망이다.
강원도 횡성군 묵계 농공단지 내 캔 음료 전문 제조 업체인 ㈜강원 농산(대표 조천영)은 1년 이상 장기 보관이 가능한 캔 막걸리를 자체기술로 개발, 특허청에 발명 특허를 출원해 놓고 있다.
이와 함께 캔 막걸리의 상표를 「설노」로 정하고 본격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효모가 살아있는 막걸리를 완전 밀폐된 용기에 담아 장기 보관이 가능토록 하는 문제는 그 동안 관련 업계가 연구 개발에 몰두해온 분야나 술맛이 변질되는 관계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강원 농산은 발효 과정에서 오염된 외부 공기를 차단하기 위해 밀폐 탱크에서 청정공기를 주입, 발효시킨 뒤 진공 캔에 담아 더 이상의 발효를 중지시킴으로써 장기 보관이 가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의 막걸리에서 나타나는 분리 현상을 막기 위해 균질화 과정(Home Genrizer)을 통해 막걸리 입자를 극세분화, 산도 (막걸리 특유의 맛) 를 안정시켜 기존의 막걸리 맛과 영양을 간직한 채 1년 이상 보관이 가능하다는 것.
또 기존의 막걸리가 미숙주 상태에서 출고, 유통 과정에서 완숙주로 바뀌는 까닭에 구입시점에 따라 맛이 다른 것과는 달리 완숙주 상태에서 포장, 언제 어느 곳에서나 똑같은 맛을 간직하고 있다.
강원 농산은 이 같은 비법을 발명 특허가 나오는 대로 공개할 방침이다.
강원 농산이 캔막걸리 개발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2월로 친구 상가에 갔던 조사장이 막걸리 구입과 마시기에 불편한 점을 체험하고부터.
비닐 용기의 막걸리 뚜껑을 열자 용기속의 가스로 상당량의 막걸리가 흘러버려 함께 있던 친구들이 캔막걸리 개발을 권유했다.
86년 설립해 「복숭아넥타」등의 각종 음료를 제조, 롯데 칠성 음료 등에 OEM방식(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 으로 납품해 왔던 강원 농산은 기존의 생산라인으로 생산이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연구를 시작, 1년만에 개가를 올린 것.
캔막걸리는 수요가 늘 경우 남아도는 쌀 소비에도 큰 몫을 할 전망이지만 현재로는 생산판매가 불가능한 상태.
곧 탁·양주의 신규 제조 면허가 올해 말까지 전면 금지된 상태여서 생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기존의 탁주 면허 업체를 통해 생산하더라도 막걸리는 지역 판매에 국한되고있어 시설투자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강원농산은 국내 판매 대신 수출 판매 조건으로 신규 제조 면허 승인을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 동포가 많이 살고 있은 미국 LA 지역 등 2개 외국 바이어와 사담을 가졌다.
강원 농산측은 캔막걸 리가 양산될 경우 소비자 가격이 캔 맥주의 절반 수준인 캔당(3백55㎖)4백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며 막걸리에 소나무·국화 등의 향을 가미, 3∼4종의 캔막걸리 시리즈 제조도 검토하고 있다. 【횡성=이찬호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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