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무소속에 “군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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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0명이상 영입 국면전환 겨냥 여/성향·비용 불문하고 세력확장 야
13대에 이은 여소야대의 출현으로 청와대와 민자당이 정계재편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 당선자 21명의 거취가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반수의석 확보에 실패한 민자당으로서는 정국의 안정적 관리와 노태우 대통령의 집권말기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이들 무소속 당선자의 영입을 통해 여대야소로의 국면전환이 절실한 상황이고 민주·국민당 등 야당도 세력확대를 위해 무소속에 군침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선거 연기여부를 결정하게될 14대 국회의 개원을 2개월 앞둔 시점에서 무소속의 행보는 향후 정국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여야가 무소속 쟁탈전에 열을 올리게 하는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민자당은 무소속당선자 21명중 최소 10명이상을 끌어들여 과반수에 1명이 모자라는 1백49석 의석수를 1백60석 정도로 확장,우선은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고 보자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친야성향의 무소속 당선자가 없어 일단은 관망하는 입장이지만 제1야당으로서의 확고한 위치확보와 신생 국민당과의 차등을 두기 위해 무소속 당선자들과의 개별접촉을 시도,민주당입당 희망자는 성향을 불문하고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고 국민당은 거액의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무소속 당선자를 최대한 영입한다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국민당측은 특히 『무소속 당선자 3∼4명은 이미 선거기간중 국민당 입당의사를 확인하고 국민당의 재정지원을 받았다』는 「입도선매설」을 공공연히 주장하는등 무소속 영입에 자신감마저 보이고 있다.
무소속당선자 21명을 성향별로 보면 민주당공천을 신청했다가 취소한 김호일씨(마산합포)와 중립적 성향의 박헌기씨(영천)를 제외한 19명은 대체로 친여인사.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호용 전의원(대구서갑)을 비롯,강창희(대전중) 이재환(대전서­유성) 최돈웅(강릉) 김정남(삼척) 이상재(공주) 허화평(포항) 김길홍(안동시) 김상구(상주) 하순봉(진주) 현경대(제주시) 조진형(인천북갑) 성무용(천안시) 이승무(점촌­문경) 정필근(진양) 양정규(북제주) 이강두(거창)씨 등은 구민정당에 몸을 담았거나 이번 14대총선시 민자당에 공천을 신청했던 인사들.
여권에 몸을 담지는 않았지만 김영삼 대표의 핵심측근인 서석재씨(부산사하)는 사실상 민자당의 민주계나 다름없다.
이들중 이승무씨는 25일 당장 민자당입당을 공식 선언했고 정필근·서석재씨도 25일 민자당측에 입당의사를 밝혀와 이들의 영입은 시간문제다.
13대 민자당 전국구의원인 김길홍씨와 현경대·양정규·변정일씨 등 제주출신 3인과 하순봉씨 등은 민자당이 5월이전 입당을 추진하고 영입실패하더라도 최소한 국민당행만은 막는다는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다.
민자당은 공천낙천자중 구민정당위원장을 지낸 조진형·이재환·강창희·성무용씨 등도 영입대상으로 꼽고 있으나 강창희씨 등은 『지역주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면서 아직까지 민자당 합류에 소극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민정계 인사중 정호용씨를 비롯,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서인 김상구씨,5공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허화평씨(포항),이상재씨,김정남씨 등 5공인사들은 민자당 수뇌부와의 관계가 껄끄러운데다 5,6공관계 차원에서 영입이 접근돼야 하므로 민자당의 합류는 어려워 당외 독자적 세력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
구민정당 인사이기는 하지만 14대 공천과정에서 민자당으로부터 설움과 박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최돈웅씨를 비롯한 3∼4명은 국민당이 눈독을 들이고 있어 거취가 관심거리.<문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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