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에 간이식 성공/9시간 수술끝에… “뇌사인정” 문제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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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인제의대 백병원팀
뇌사인정 여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국내에서 두번째 간이식수술이 성공을 거뒀다.<관계기사 15면>
인제대의대 백병원 이혁상 교수(일반외과)팀은 19일 『말기 간암환자 곽모씨(32·서울)에게 교통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20대 회사원의 간을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곽씨는 심한 간경변을 동반한 간암환자로 최근 황달·복수·부종·통증 등이 크게 악화돼 간 공여자를 찾던중 혈액형이 A형으로 같은 이번 뇌사자 가족의 동의를 얻어 생명을 건질수 있게 됐다.
이번 수술은 18일 오후 11시40분부터 19일 오전 8시30분까지 9시간여에 걸쳐 이뤄졌으며 곽씨는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나 회복상태가 양호하다고 수술팀은 밝혔다.
이번 수술은 절제가 불가능하리만큼 악화된 간암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 간이식 수술은 88년 서울대의대 김수태 교수(일반외과)팀이 처음으로 성공을 거두었으며 「윌슨씨」 병이라는 희귀질환으로 당시 간이식을 받은 환자는 지금도 건강하게 살고 있다. 이교수는 『그동안 뇌사가 인정되지 않아 장기이식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뇌사의 법적 인정문제는 빨리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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