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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해태 독주 불투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2강3중3약」전망>
92시즌에도 해태의 독주가 가능할까.
지난 7일부터 시범경기로 베일을 벗고 있는 프로야구 8개 구단의 전력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해태의 독주가 올해를 기점으로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흥미롭다.
해태는 올해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다툴 막강 전력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해태를 겨냥하고 있는 빙그레·롯데·삼성·태평양 등의 도전이 어느 해 보다 만만찮아 「해태=우승」이란 등식이 흔들리고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해태에 세 번 도전, 모두 실패한 빙그레의 전력이 올해엔 지난해보다 강해져 주목을 끌고 있다. 빙그레는 올해 박동회(롯데)에 버금갈 뛰어난 투수로 평가받는 우완 지연규(동아대)를 뽑아 김영덕 감독의 숙원이던 오른쪽 총알투수를 보강했다.
지는 지난 15일 대전 홈경기에서 선발로 등판, 2이닝동안 1백37km대의 강속구를 뿌리며 가볍게 몸을 풀었으나 상대를 피하지 않는 대담한 승부근성·수준급의 변화구 등을 보여 일단 기대를 모으게 했다.
이에 따라 빙그레는 에이스 한용덕 송진우에다 지가 가세, 마운드에 막강한 트로이카를 구축하게 됐다.
이밖에 빙그레는 프로최고의 타자인 장종훈 이정훈 등이 올 들어 절정의 기량을 보이면서 좌우펜스로 볼을 쉽게 넘겨 보내고 있다.
폭발적인 타격에다 마운드마저 철벽으로 변모한 빙그레는 올해야말로 해태와의 일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다.
빙그레 김영덕 감독은 『선동렬이 있는 한 해태는 강적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장종훈·이정훈이 있다. 지연규가 제 기량을 발휘해 준다면 해태와 좋은 승부를 겨룰 것』이라며 다소 느긋한 표정이다.
빙그레 외에 아마 최고의 투수 정민태가 입단한 태평양도 해태의 우승을 괴롭힐 난적으로 꼽힌다. 해태만 만나면 힘을 내는 태평양은 지난해에도 8승10패를 기록, 엇비슷한 경기를 벌였다.
마운드가 충실한 태평양은 우승다툼에는 못 미치는 전력이나 4강 진입을 위해 상위팀을 잡아야할 입장이어서 해태로서는 깔끄러운 팀이다.
한편 에이스 김상엽이 되살아나고 부상중이던 김성래가 중심타자로 복귀한 삼성도 해태에 약한 징크스를 깨려고 벼르고 있고, 강병철 감독의 지휘아래 똘똘 뭉친 롯데도 해태로서는 부담이다.
반면 해태는 발빠른 좌타자 박노준이 타선에 가세, 한결 짜임새 있는 공격라인을 구축했고 선동렬이 건재해 여전히 막강전력이다. 그러나 해태는 겨울훈련이 충실치 않아 시즌초반에는 저조한 성적이 예상되며 선수들의 손발이 맞아갈 무렵인 5월 하순부터 저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올 프로야구는 해태·빙그레의 선두다툼아래 삼성·롯데·태평양이 두 자리를 겨루는 2강3중3약의 판도가 예상된다.

<"투수서 신인왕" 점쳐>
올 프로야구 신인왕은 투수쪽에서 나올 확률이 크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시범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전문가들은 타자쪽보다는 투수쪽에 눈에 띄는 신인들이 많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프로야구 특성상 타자보다는 투수가 쉽게 눈에 띄는 강점이 있으나 특히 올해는 2∼3명의 신인타자를 제외하곤 재목감이 없다는 지적이다.
반면 투수로는 아마국가대표 에이스였던 정민태(태평양)와 동아대출신 우완 지연규(빙그레) 그리고 고졸신인인 안병원(원주고·태평양) 염종석(부산고·롯데) 임창식(경남대·쌍방울) 차명석(건국대·LG) 등이 당장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수준급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모두 1m80cm이상의 큰 키에다 위에서 내려꽂는 시원스런 정통파여서 그동안 언더스로·기교파 등이 판을 치던 프로마운드에 정통의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 OB의 신인인 권명철(인하대), 태평양2년생 김민태(유신고), 삼성좌완 김태한(계명대) 등도 빠른 볼과 변화구 등 수준급 기량을 지녀 당장 주전투수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타자로는 공·수·주 3박자를 갖췄다는 동봉철(중앙대·삼성)이 시범경기에서 9타수6안타를 때려내며 기량을 뽐내고 있어 주전외야수 발탁이 유력시되고 있다. <권오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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