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원폭위령비조문/종이학에 의문의 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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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동경=이석구특파원】 일본 히로시마(광도) 한국인 원폭희생자위령비에 조의표시로 바쳐진 2천여마리 종이학과 꽃다발이 14일 방화로 불탔다.
수학여행 학생들이 만들어 제단위에 다발로 엮거나 패너위에 붙여놓은 종이학 등을 불태운 이번 방화에 대해 경찰은 한국인 위령비에 불만을 품거나 이 위령비를 인근 평화공원안으로 이전하려는 계획에 반대하는 측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펴고 있다고 알려졌다.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는 지난 70년 재일거류민단 히로시마 본부가 중심이돼 건립한 것으로 지금까지 노태우 대통령 방일전등 4차에 걸쳐 방화로 제단앞의 종이학 등이 불에 탔었다. 한편 이 위령비는 평화공원내에 있는 일본인 희생자위령비와 달리 공원밖에 세워짐으로써 민족차별의 상징으로 비난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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