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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염소탕』<안양2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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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오랜 세월 건설분야에 몸담아 왔고,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을 직접 점검하기 위해 전국 각지를 다니다보니 그 지방의 특색 있는 향토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안양의「수원 염소탕」집도 그런 곳 중의 하나다.
이 집주인 남필선씨는 원래 강원도 탄광에서 근무했으나 오랜 탄광 근무로 건강이 나빠지자 부인의 간곡한 권유로 탄광생활을 그만두고 자신의 보신을 겸해 서울의 을지병원 뒤에서 조그만 염소탕 집을 시작했으며, 이후 무교동, 수원 등을 거쳐 지난 84년부터 오늘의 안양에 터를 잡았다고 한다.
옛 문헌 명의별녹에 보면『염소고기는 속을 덥게 하고 내장을 보하며 기를 늘린다』고 기록되어 있다. 옛날부터 병약자나 산모들의 보신제로 쓰였다고 한다.
그러나 염소가 소나 돼지처럼 흔하지 않고 특유의 노린내(특히 숫놈이 심함)가 있어 고기 맛이 대중화되지는 않았다. 염소고기는 원래 잡을 때 피를 완전히 제거해야만 냄새가 없어지고 맛이 난다고 한다.
이 집이 자랑하는 요리에는 염소탕·전골·갈비 등이 있다. 특히 염소탕은 염소 고기를 약한 불로 오랫동안 끓여 식히게 되면 염소 기름이 딱딱하게 굳게 되는데 이것을 제거한 육수 물에 토란대·파·편육 등을 넣고 다시 끓여 소금으로 알맞게 간을 한 다음 후추와 고춧가루를 식성대로 타 땀을 흘리며 먹는 맛은 가위 일품이랄 수 있다. 또한 육수에 미나리·쑥갓·파·부추 등 푸성귀와 고기를 넣고 푸성귀들이 숨이 죽도록 끓여낸 다음 온갖 양념을 해 먹는 전골 역시 건강식으로 권할만하다. 가격은 전골 1인분 1만3천원, 탕은 1인분 7천원이다.
주인 남씨는 예순이라는 나이답지 않게 건강한 모습으로 아직도 동안을 유지하고 있어 10년 이상은 젊어 보이는데, 그 비결이 바로 염소덕분이라면서 염소 예찬론을 펴고 있다. 안양2동 구 안양대교 근처에 있다.(0343)(49)4836.【김한종<대한주택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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