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 시험 '신청 대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7월 실시되는 토플(TOEFL) 시험의 응시 접수가 사흘째 마비된 가운데 시험을 주관하는 미국교육평가원(ETS)이 12일에야 한국.일본에서의 7월 시험 접수를 받지 않고 있다고 인터넷에 공지했다. 이에 따라 10일부터 접수하는 것으로 알고 접속을 시도했던 응시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대기업 부장인 홍모(43)씨는 "특목고 지망생인 중학생 딸아이의 토플 응시 접수를 위해 10일 새벽부터 사흘 동안 밤마다 회사에서 들고 온 노트북과 집 컴퓨터를 앞에 놓고 아내와 함께 등록을 시도했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ETS는 이날 iBT(Internet-based TOEFL, 인터넷 토플 시험) 접수 홈페이지(www.ets.org)에 '7월 시험을 위한 등록이 한국과 일본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개시됐다'는 공지 글을 올렸다. ETS는 이달 초 홈페이지에 한국.일본.호주는 10일부터 7월 시험 접수를 받겠다고 공지했었다.

한국에서의 ETS 홍보를 맡고 있는 에델만 코리아의 홍세규 과장은 이날 "ETS 측이 원래 접수를 안 했던 것인지, 장애 해결을 위해 한국.일본에서의 접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인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다시 접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 과장은 전날에는 "접속자가 폭주해 접수 시스템이 마비될 것을 우려해 접속 창구를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었다. 그때까지 해당 사이트에는 '사용 인원이 초과됐으니 수분 뒤 다시 시도하라'는 안내문이 떠 있었다.

사흘 동안 접수를 시도했던 지원자들은 ETS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터뜨렸다. 각종 인터넷에는 "ETS에 집단 소송을 벌일 생각이다"(ID:분노) "차라리 중국에 가서 시험을 치러야겠다"는 등의 글이 올랐다.

지난해 9월 토플시험은 인터넷 접속 상태에서 치르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새 방식이 채용되면서 응시 가능 인원은 70%가량으로 줄었으나 응시 희망자는 오히려 늘어나 시험 접수 때마다 ETS 서버에 장애가 생기는 등의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유학이나 취업준비 외에 특목고나 국제중 진학이 목표인 초.중학생까지 토플 시험을 보면서 지원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상언 기자

◆ iBT(Internet-based TOEFL)=인터넷으로 치르는 토플 시험. 기존 시험에서 말하기(Speaking)가 추가된 형태다. 미국에서 2005년 9월부터 도입됐다. 인터넷 또는 전화로 응시 신청을 해 시험장을 배정받는다. 비용은 170달러. 시험시간은 4시간이며, 시험 결과는 응시 후 15일 정도 지나면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다.

◆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토플.토익 등 어학시험은 물론 미국 수능 시험으로 알려진 SAT 등 각종 시험을 개발하고, 평가를 주관하는 미국의 민간기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