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택동 6·25참전앞서 스탈린에 전문/NYT지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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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국,미세력확장 두려워 개입/미서 승리하면 조선혁명세력 궤멸/극동전역에 미 영향력 확대도 우려
중국의 마오쩌둥(모택동)은 미국의 승리가 중국에 위협이 될 것이란 두려움때문에 한국전 개입을 결정했다고 미 뉴욕타임스지가 26일 소련의 요지프 스탈린총리에게 보낸 모택동의 비밀전문을 인용,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중국정부가 최근 고위관리들과 사학자들만을 위해 발행했으나 서방으로 밀반입된 모택동의 49∼51년사이의 기록문서에 포함된 전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모택동은 50년 10월2일 스탈린에게 보낸 비밀 전문에서 『만약 우리가 미국이 전조선을 점령토록 허용한다면 조선혁명세력이 근본적 패배를 겪게되고 미국이 더 날뛰어 극동 전지역이 부정적 영향을 받게된다』고 지적했다.
모택동이 한국전 개입을 결정하며 50년 10월2일 스탈린 소련총리에게 보낸 극비전문내용은 다음과 같다.
1,우리는 미군과 그의 주구 이승만 군대와 싸우는 조선동무들을 지원키위해 군일부를 지원병 이름으로 조선에 파견키로 결정했다.
우리는 이 길이 필요한 것으로 인식한다. 미국이 전조선을 점령토록 허용한다면 조선혁명세력은 근본적 패배를 겪게되고 미 침략자들이 더 날뛰어 극동전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2,한국전쟁에 중국군을 파견키로 결정하면서 우리는 두가지 문제를 인식한다. 첫째는 중국군이 미국과 다른 외국군을 파괴·축출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하고 둘째로는 중국군이 미군과 싸우기 때문에 미국이 전쟁을 선포하고 중국과 전쟁상태에 돌입하는데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미국이 최소한 공군으로 많은 주요도시들과 산업중심지를 폭격하고 해군을 이용해 해안지역을 공격할 것에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3,두 문제가운데 우선하는 문제는 중국군이 조선에서 미군을 격퇴하고 조선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우리군대가 조선에서 미군,특히 효율적인 전투력을 갖고있는 정예부대인 미8군을 파괴하는 한 두번째 문제(미국의 대중 선전포고)의 심각성이 있더라도 상황은 혁명진영과 중국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다.
미군이 패배하면 조선문제는 사실상 종결된다.
따라서 미국이 대중국전쟁을 공개적으로 선포했더라도 전쟁의 범위는 크지 않을 수 있고 기간도 길지 않을 것이다.
최악의 상황은 수적인 우세를 가진 중국군이 미군을 격파하지 못해서 양측이 상호대치상태에 놓이고 이미 중국과 공공연한 전쟁상태에 돌입한 미국이 우리가 추진중인 경제개발계획을 파탄에 이르게 하는 경우일 것이다.
그렇게되면 민족부르좌와 인민들중 일부가 우리에게 반발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전쟁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
4,현재 우리는 사전에 남만주로 이동시켜둔 12개사단을 10월15일부터 신속히 투입키로 결정했다. 이 병력은 반드시 38선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북한내 적당한 곳에 주둔할 예정이다. 이들은 38선 이북으로 진격한 적군과 싸우기는 하겠지만 처음에는 소규모 적부대들을 상대로 방어전을 펴면서 상황을 이해하는데 주력하고 소련무기가 도착해 무장을 갖출때까지 기다렸다가 북한과 합동으로 반격전을 펴 미침략군을 분쇄할 것이다.
5,우리가 가진 모든 정보자료에 따르면 미군 1개군(2개 보병사단과 1개 기계화사단)은 탱크와 대공포를 포함,구경 70㎜에서 2백40㎜ 사이의 각종 대포 1천5백문을 보유하고 있다. 아군 1개군(3개사단)은 36문밖에 없다. 적군은 이미 제공권을 장악하고 있으며 지금 훈련중인 아군 공군은 51년 2월까지 전투기 3백대를 전쟁에 투입할 능력이 없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미군을 일격에 궤멸시킬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미국과 싸우기로 결정한 이상 미군사령부가 우리와 싸울 병력을 전장에 배치완료할 때까지 우리 군대병력을 적군의 4배 규모(적군1명당 아군 4명)로,우리 화력은 적군의 1.5∼2배 규모(구경 70㎜이상의 대포 2천2백∼3천3백문)로 갖추어야 한다. 그러면 아군 1개군이 적군 1개군을 확실하고 깨끗이,철저하게 궤멸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앞서말한 12개사단외에도 2차,3차로 북한에 파견될 병력으로 양자강과 안향지역에 주둔한 24개 사단을 용해·진포·북령으로 이어지는 선까지 이동시키고 있다.
이들 병력은 내년 봄이나 여름쯤 상황을 보아가며 전진배치될 예정이다.<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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