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비평 공정성 아쉽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국내 미술가들은 소위「주례사」로 일컬어지는 마술평론가들의 전시회 서문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전시회 서문이 객관적이고 정직하게 쓰여졌다고 보지 않으며 학연·지연 등 정실에 의해 쓰여지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격월간 미술전문지『가나아트』가 3, 4월호 특집「한국미술비평의 성과를 진단한다」에서 국내미술가 8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나타났다.
이 설문 조사결과 전시회서문의 필요성에 대해 절반(48.8%)정도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다른 작가의 전시회 서문을 보고 그 글이 객관적이고 정직하게 쓰여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55.8%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또 『학연이나 지연 등 정실에 의해 쓰여졌다고 느끼느냐』에 대해선 『그렇다』가 40.7%로 『그렇지 않다』의 32.6%를 앞질렀다.
○…한편 지난 한햇동안 전시회 서문을 가장 많이 쓴 평론가는 이일씨(홍익대 교수)로 모두 64건을 집필, 지난해 발표된 전체 서문의 12.4 %를 차지했다.
『가나아트』가 지난 한햇동안 국립현대미술관이 입수한 91년 전시회 도록 2천8백건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씨의 뒤를 이어 신항섭씨가 56건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3위는 김복영씨(38건), 4위 서성록씨(29건), 5위 윤진섭씨(28건), 6위 오광수·이경성씨(각 27건)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국립현대미술관에 입수되지 않은 전시회 도록을 감안하면 이같은 수치는 훨씬 늘어나 이일씨의 경우1백건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평론가들은 서문 1건에 30만∼50만원정도를 원고료(사례비)로 받고 있어 서문집필로 상당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창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