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작품 읽고 관련기사 등 정리… 뒷 얘기도 취재-S·TV『작가와 화제작』진행 오미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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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차분한 진행과 조리있는 말솜씨가 돋보이는 여성 방송인이 있다.
SBS-TV의 대담프로그램『작가와 화제작』에서 진행을 맡고있는 오미영씨(34). 일요일 밤늦은 시간에 방송되는데도 오씨의 안정감 있는 진행으로 이 프로를 즐겨 보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신인이 아니라 아무래도 여유를 갖게 되죠. 조급함에서 벗어난 30대의 나이가 진행에 적지 않은 보탬을 주었던 것 같아요.』
실제 대화에서도 오씨는 퍽 여유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내심 짚이는 부분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이 프로를 맡은지 두달 남짓 됐어요. 화제작을 써낸 작가들과 말을 나누다 보니 사전에 공부를 많이해야 합니다. 의외로 난처한 때가 많아요. 정말 멋지고 날카로운 질문을 해야지 다짐을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 않아요. 나중에 모니터 해보면 스스로 부족함이 많다는 걸 느끼게 돼요.』
지적이고 편안한 이미지의 오씨는 「너무나 여성적인」자신의 외모에 조금은 불만이다. 연약해 보인다는 것이다.
『나이와 경력에 어울리는 외모를 갖추지 못했다면 그건 자신의 책임으로 봐야죠. 어려보인 탓에 몇 년 전까지 한참 아래의 후배들과 구별이 안돼 속상한 적이 많았어요. 지금이야 많이 나아졌지만….』
오씨가 방송을 앞두고 준비하는 자세는 남다르다. 먼저 작품을 다 읽고 관련기사·평론 등을 모아 사전지식을 갖춘다. 기회 닿는 대로 출연자의 지인 등을 통해 아기자기한 얘깃거리를 물색하기도 한다. 시청자가 진짜 궁금해할 내용을 찾아내고 진행을 매끄럽게 끌어가기 위해서다.
『유명인 일수록 알려지지 않은 뒷 얘기가 많잖아요. 작품세계를 중심으로 하되 파격으로 비칠 개인생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저를 중간통로로 삼아 시청자와 출연자가 공감대를 이룰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씨는 방송중 내심 뜨끔한 적이 종종 있었단다. 출연자의 작품실상을 속속들이 파악 못해 어느 한목 면만 질문하다 도리어 출연작가의 역공(?)을 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책을 건성으로 읽는 자신을 발견하곤 반성도 합니다. 특히 진지하게 생각하기보다는 말로들은 것을 그대로 옮기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고민한다』는 오씨. 앞으로 5∼6년만 지나면 훨씬 좋은 진행자가 될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오씨는 79년 KBS아나운서로 방송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80년대 한때 미국LA에서 신문기자를 했던 그녀는 아나운서출신으로는 드물게 능력 있는 진행자로 변신했다.<김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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