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면전 위기/이스라엘군 레바논 침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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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시리아도 개입의사 밝혀/유엔평화유지군 주둔 「안전지대」돌파
【카프라·예루살렘 UPI·로이터=연합】 이스라엘군이 20일 오후 무장 헬리콥터의 지원아래 탱크를 앞세우고 레바논을 침공,현재 레바논내로 진격중이다.
이스라엘군이 남부레바논에 스스로 설치해놓은 「안전지대」를 넘어 회교근본주의 세력 헤즈볼라(신의당)측과 교전하면서 침공을 개시함에 따라 레바논군이 즉각 응전했으며,레바논북부에 3만5천여 병력을 주둔시켜온 시리아도 개입의사를 밝히는등 확전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미국은 이날 관련당사자들에게 「최대한 인내」를 촉구했을뿐 가능한한 개입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유엔도 자제를 강조하는데 그쳐 사태진정을 위한 외부의 영향력 행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남부레바논에 집중 포격을 가한데 이어 헬리콥터들의 지원하에 탱크 및 장갑차 30여대를 앞세우고 침공을 개시했다고 현지 소식통 및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안전지대에 주둔중인 레바논주둔 유엔임시군(UNIFIL)병사들의 저지를 받았으나 이를 돌파했으며 이 과정에서 양측에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이어 수개 마을에 진입,헤즈볼라 게릴라들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고 목격자들이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어 시리아군이 포진해 있는 베카계곡쪽을 향해 북진했으며 일부 부대는 지중해연안 전략요충 티르항으로 서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침공으로 헤즈볼라 및 이스라엘병사 각각 6명 이상이 전사,UNIFIL병사를 포함,최소 38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으나,실제 인명피해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은 레바논이 즉각 정규군을 투입,응전했으며 헤즈볼라도 이스라엘북부 지역에 대한 로킷포공격을 재개하는 한편 속속 전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의 선공으로 인명피해를 본 UNIFIL도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중인 히크마트 알 시하비 시리아군 총참모장은 이날 긴급 성명을 통해 레바논에 대한 시라아의 「의무」이행을 다짐,사실상 참전태도를 분명히했다.
이츠하크 샤미르 이스라엘총리는 침공 개시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작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으나 『이스라엘군은 필요할때까지 머무를 계획』이라고 밝혀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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