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에도 A, B형 있었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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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형 하면 대부분 혈액형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인성에도 A형과 B형이 있다. 일종의 성격형이다.

A형은 TV 드라마 '하얀 거탑'의 장준혁과 같은 유형이다. 늘 시간과 경주를 벌이며, 조급해 하고 짜증.분노를 잘 내며 경쟁심이 강하다. 자신의 말은 빠르게 하지만 남의 얘기를 다 들어줄 여유를 갖지 못하고 끼어든다. 긴장을 풀고 편히 쉬는 일이 거의 없으며 동시에 여러 일을 하려 든다.

반면 B형은 수동적이고 주변 여건에 잘 순응한다. 목표가 있지만 설령 목표를 이루지 못해도 좌절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목표를 향해 노력해온 과정에서 '뭔가 얻은 게 있다'며 매사를 긍정적으로 본다. 흑백논리에 갇혀 있지 않고, 경쟁보다 협력을 중시한다.

A형 성격의 소유자는 열정적이고, 추진력이 있으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산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성지동 교수는 "A형 성격인 사람은 혈중 콜레스테롤치와 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심장학자 메이어 프리드먼과 레이 로센만 박사(1974년 'A형 행동과 심장'이란 책 저술)는 3000명의 건강한 중년 남성을 8년6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여기서 A형 성격인 사람은 B형 성격인 사람에 비해 협심증.심근경색 등에 걸릴 위험이 두 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A형은 아니지만 A형처럼 심장병에 걸리기 쉬운 성격(편의상 C형)이 또 있다. 'C형'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깊지만 지나치게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자신의 약점이 노출되거나 실수할까봐 전전긍긍한다. 이들은 생각이 많아서 우유부단해 보인다. 자신도 모르게 주위의 반응을 늘 의식하며 살다 보니 작은 일에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잘 놀란다.

대전 선병원 정신과 한병진 과장은 "C형 성격의 소유자도 A형과 마찬가지로 교감신경이 흥분된 상태"라며 "이런 상태로 오래 지내면 고혈압.심장병.뇌졸중 등 혈관 질환에 걸리기 쉽다"고 조언했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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