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 95년 만에 이사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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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부산고등학교(부산시 동구 초량동)가 문을 연 지 95년 만인 내년 3월 해운대구 재송동의 신도시인 센텀시티로 옮겨갈 전망이다.

부산고는 최근 부산시교육청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6일 밝혔다. 이곳 학교 부지로 이전 의견을 낸 학교는 한 곳뿐이다. 부산고는 한때 신입생이 600명을 넘었지만 지난해 294명에 그치는 등 해마다 학생 수가 줄어들어 3~4년 후면 학년당 200명 이하로 떨어져 학교 존립이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산고가 이전을 결정한 또 다른 이유는 2003년 연면적 2만1000㎡ 규모로 신축된 건물이 학생 수 부족으로 활용도가 떨어지고, 과도한 유지.관리비로 학교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부산고는 특히 시교육청이 센텀시티로 학교를 옮길 경우 인근에 야구장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제안해 옴에 따라 학교의 상징인 야구부 부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성 교장은 "동창회는 기별로, 학부모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의견을 들은 결과 전통 계승을 이유로 반대도 있지만 절대다수가 찬성했다"며 "학교가 첨단 계획도시로 이전하면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고는 1913년 부산시 동구 초량동 현 자리에 부산공립중학교(5년제)로 터를 잡아 3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지역의 명문고로 명성을 날렸다. 문을 연 지 94년째지만 동창회가 해방된 45년을 개교 기준으로 삼아 올해 개교 62주년을 맞았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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