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대역사 마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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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광양 4고로 연와정초식 가져/연산 2천5백만t… 세계 6위
제조업의 제조업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생산능력 확충이 올해로 거의 마무리된다.
포항제철은 13일 오는 10월 준공예정인 광양4고로의 연와정초식을 갖고 68년 창업이후 4반세기에 걸친 제철 대역사의 마무리작업에 들어갔다.
연와정초식이란 철광석과 코크스를 이용해 쇳물을 만들어내는 제철소의 심장격인 고로의 내벽에 최고 2천2백도의 고온에 견딜수 있는 내화연와를 쌓는 첫 작업으로 고로의 성공적 건설과 안전조업을 기원하는 행사다.
광양 4고로는 작년 1월 총투자비 2조원을 들여 건설되는 광양4기(연산 3백30만t)의 핵심설비로 금년 10월 공사가 마무리되면 포철의 철강생산능력은 연간 2천1백만t(8개 고로)에 이르게된다. 포철은 창업이후 91년까지 포항 및 광양제철소의 설비 신·증설에 12조6천4백71억원을 투자했는데 앞으로는 더 이상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중단하고 합리화 투자에 중점을 둘 계획이어서 이번 연와정초식이 금세기 우리나라의 마지막 고로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철은 73년 포항제철소의 준공이후 15년7개월만인 89년 1월 철강생산 1억t을 달성했으며 지난달 2일 1억5천만t을 넘어섰다. 우리나라의 철강업은 포철의 설비확장에 힙입어 연간 2천5백70만t을 생산하는 세계6위의 철강대국으로 올라섰으며 전세계 철강생산의 3%(90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포철은 73년부터 91년까지 3천6백38만t,1백39억달러어치를 수출,차관원리금·원자재 수입대금 등을 빼고도 83억5천8백만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으며 여기에다 수입대체효과를 감안하면 국제수지 개선효과가 2백90억8천8백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번 고로연와식은 최근 우리 경제가 성장의 활력을 잃고 조로현상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산업의 쌀」인 철을 바탕으로 한 우리나라의 제조업은 전체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5년 26.1%에서 88년 32.5%로 높아졌으나 90년에는 29.2%로 떨어졌다.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기록했을때 제조업비중이 32%였고 최고 40%까지 올라갔었던 점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제조업비중이 1인당 국민소득 5천달러를 정점으로 해서 시들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은 것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는 총생산액에 대한 순수출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국제경쟁력 계수를 봐도 단적으로 나타난다.
89∼90년중 우리나라 제조업의 국제경쟁력계수는 3.8로 86∼88년의 8.6에 비해서는 물론 일본(5.3),대만(13.8)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다.<길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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