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신문 읽는 국민이 좋은 나라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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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내일은 51회째 맞는 '신문의 날'이다. 한국신문편집인협회는 '좋은 신문, 좋은 나라'를 올해 신문의 날 표어로 선정했다. 대표 언론으로서 신문이 제 역할을 다해야 부강하고 자유로운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일류 신문 없는 일류 국가는 없다. 미국에는 뉴욕 타임스가 있고, 영국에는 파이낸셜 타임스가 있다. 일본에는 아사히가 있다. 과연 우리나라에 이들과 견줄 만한 신문이 있는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각성 속에 우리는 '좋은 신문'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지식정보화 시대를 사는 독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신문이 감당할 몫이다.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 보았듯이 사회적 의제를 설정하고, 공론(公論)화하는 것도 신문의 중요한 책무다. 매체 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독자의 기대를 충족하는 질 높은 콘텐트를 가진 신문은 독자가 찾아 읽게 마련이라고 우리는 확신한다. 결국 우리 자신의 뼈를 깎는 노력에서 신문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을 찾는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뉴미디어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탈(脫)신문' 현상은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식견 있는 시민은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신문으로 뉴스를 접하는 사람의 정치적 식견은 방송이나 인터넷 등 다른 매체 이용자들보다 훨씬 높다는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의 조사 결과도 있다. 신문을 통해 공공의 문제에 대한 인식의 틀을 형성하는 것은 선동적 포퓰리즘의 해악으로부터 사회를 지키는 길이다.

세계적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스스로 '신문 중독자'라고 말한다. 그는 매일 아침 6~7개 신문을 꼼꼼히 읽고 나서 하루를 시작한다. 논술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학생들은 한결같이 신문을 정독하는 습관을 비결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좋은 신문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그걸 읽어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