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출근 마음은 “연휴”/결근 늘어 생산차질… 후유증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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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공단·중기 주말까지 휴무/상가·시장 대부분 문닫아/출근해서도 고향·귀경 얘기 소일
연휴후유증이 심각하다.
4일간의 설날연휴가 끝난 하루뒤인 6일까지도 서울 남대문·평화시장 등 대규모 상가와 시장·점포들이 대부분 문을 닫았고 공단·중소업체들도 계속 휴무인 곳이 많아 「노는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현대·대우 등 대기업들은 6일 정상근무를 시작했지만 월차휴가등을 이용해 아예 주말까지 노는 직원들이 많은데다 출근하고도 고향 이야기와 귀경전쟁 후유증등으로 대부분 하루종일 일손을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경우 고향으로 내려갔던 근로자중 직장을 포기하고 상경하지 않는 사람이 생기는가 하면 휴일도 평균 5일 이상씩 하고 있어 생산업무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구청등 관공서도 민원인들이 평소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등 개점휴업상태로 일손을 놓고 있으며 이같은 휴일분위기는 이번 주말이 끝나는 9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한달간격인 신정·설날연휴로 연초에 흥청거리는 분위기가 이어져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의 흐름을 끊어놓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중소기업=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법정연휴기간인 4일보다 많은 5∼7일씩 설연휴를 실시하고 있다.
구로공단내 (주)한국KDK의 경우 6일 정상근무를 실시했으나 1백80여명의 근로자중 평소의 3배가량인 7명이 결근했고 귀경후유증으로 오전내내 정상근무분위기를 잡지 못했다.
피혁업체인 서울 남대문로 남강실업 대표 임호상씨(40)는 『2월은 29일까지밖에 없는데다 설날연휴를 5일간 갖는 바람에 다른 날에 비해 30% 이상 생산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시장·상가·관공서=서울 남대문시장·평화시장 등 대형상가들은 9일까지를 휴무기간으로 정해 철저한 상태. 다른 소형시장·점포,도심지일대 음식점들도 계속 문을 닫은 곳이 많아 휴일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관공서들도 정상근무하고 있지만 민원인들이 오지 않아 하루종일 일손을 놓고 있다. 서울중구청의 경우 평일에는 하루평균 1천5백여명의 민원인이 찾아와 하루종일 북적거렸으나 6일 오전에는 3∼4명만이 필요한 서류를 떼어갔다.
◇대기업=대기업의 경우 6일 모두 정상출근했지만 일부 사원들은 연월차휴가를 연휴기간에 맞춰 한주일간을 아예 쉬는 경우가 많았고 출근사원들도 대부분 잡담하면서 오전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또 지방에서 밤차로 올라온 일부 사원들은 일찍 퇴근하거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사우나탕등으로 몰려가기도 했다.
서울 수송동 삼양식품 총무과 김선녀씨(24·여)는 『4일간이나 쉬고나와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일부 사원들은 연월차휴가를 떠나 사무실이 썰렁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공단=상공부에 따르면 전국 주요공단 입주업체 근로자의 설날연휴기간은 지난해 1인당 평균 4.11일에서 올해는 4.30일로 0.19일이 늘어났다.
신정연휴는 각 업체들이 신정보다 설날연휴를 늘려감에 따라 지난해(1.92일)보다 올해(1.87일) 다소 줄었으나 신정·설날을 합친 전체적인 연휴기간은 지난해 6.03일에서 올해 6.17일로 0.14일 늘어났다.
반월공단의 경우 전체 1천1백32개업체중 7백33개업체(65%)가 정상적인 4일 휴무,3백60곳(32%)이 5일휴무(6일까지)를 실했으며 6일이상 쉬는 업체도 39곳(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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