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경전철 11개 노선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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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시가 내년부터 10년에 걸쳐 기존의 지하철 노선 사이를 연결하는 지선(支線) 개념의 경전철 건설을 추진한다. 경전철은 객차가 3~5량 정도로 기존 지하철보다 길이가 짧으며 10㎞ 내외의 단거리 구간을 운행한다.

서울시는 전역을 동북.서북.서남.동남권역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여기에 모두 3~5개의 경전철 노선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시는 이런 내용의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 기본 계획'을 올 상반기 중으로 세우기로 했다.

서울시 장정우 교통국장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도시철도 기본 계획'에 대한 연구를 의뢰한 결과, 10여 개의 경전철 노선을 만들면 서울에서 도시철도 서비스 취약 지역이 없어질 것이라는 잠정 분석이 나왔다"고 밝혔다.

시정개발연구원이 서울시에 제안한 내용은 ▶ 동북권역에서는 노원~왕십리, 청량리~신내, 홍제~길음, 우이~방학 ▶ 서부권역에서는 은평~여의도, 시청~은평, 상암 DMC(디지털미디어시티) ▶서남권역에서는 양천~당산, 여의도~신림, 금천~보라매 ▶ 동남권역에서는 강남모노레일 등 11개 노선이다.

노선은 길이가 각각 8~13㎞이며 노선당 8000억~1조원의 공사비가 소요된다. 서울시가 경전철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도시철도 서비스 취약 지역을 해소하고 균형 발전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경전철은 버스에 비해 대규모 승객 운송이 가능하다. 또 경전철 역을 중심으로 개발하면 지역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경전철로 기존 지하철의 각 노선을 연결하면 지하철 이용률(2006년 12월 기준 35%)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경전철은 기존의 마을버스처럼 간선 교통망(지하철 및 시내버스)을 연결하는 지선(支線) 역할을 하게 된다.

여기에 경전철 공사비가 일반 지하철 공사비에 비해 덜 든다는 장점도 있다. 경전철 공사비는 ㎞당 700억~900억원이 들어 기존의 지하철 공사비(㎞당 1200억~1500억원)에 비해 저렴하다.

서울시는 이달 말 시정연의 연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전문가 토론회와 시민 공청회 등을 거쳐 상반기 중으로 노선별 정거장 위치, 건설 시기, 재원조달 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어 건설교통부와 협의해 최종적으로 건설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현행 도시철도법에 따르면 경전철을 지을 때는 건설교통부의 승인을 거치면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이에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 강북구 우이동~동대문구 신설동(2013년 운행) 구간의 경전철 건설을 확정한 바 있다.

그러나 시는 현재의 1기(1~4호선) 및 2기(5~8호선) 지하철의 뒤를 이을 3기 지하철을 건설하는 것은 타당성이 없다고 밝혔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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